경제·금융 정책

"중동자금 TF 구성땐 지주사들도 적극 참여"

16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한동우(왼쪽부터) 신한금융지주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석동 금융위원회 위원장,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이 간담회 전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김 위원장은 금융지주 회장들에게 고배당 자제를 요청했다. /김동호기자

대외불안기 외화차입선 다변화.. “비올 때 우산 뺏지 말라” 부동산 규제 완화해달라. 증권저축 세제늘려달라. 1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개최된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금감원장 등 금융당국 수장과 우리·KB·신한·하나·산은 등 5대 금융지주사 회장들간 회의는 예정 시간을 30분이나 넘기며 90분간 이어졌다. 금융회사 건전성 문제를 둘러싼 고배당을 놓고 이견이 있었지만 외환건전성 제고, 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증권시장 안정기반 확충에 대해선 공감대를 확인했다. 특히 정부가 외화차입선 다변화를 위해 중동자금 활용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면 금융지주사들이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투자은행(IB)을 육성해 증시 안정판을 확대하기로 하고 연내 우리투자증권의 자본확충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지주사 회장들은 또 부동산 규제 완화와 증권저축에 대한 세제혜택도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우선“또 은행들이 외화자금 조달을 위해 정부와 한국은행에 의지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며 지주사 회장들에게 “각별히 유념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대해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올 해 추가로 10억달러 규모의 커미티드 라인 계약을 체결할 계획인데 이러면 총 20억달러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커미티드 라인은 금융사간 거래로 유사시 약정한도내에서 외화를 빌려 쓸 수 있도록 한 일종의 단기 마이너스 대출이다. 특히 금융당국과 지주사 회장들은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중동계 자금을 적극 활용하라는 지시에 따라 미국과 유럽에 쏠려있는 외화차입선을 중동으로 다변화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권 원장은 수출기업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기업활동에 지장이 생기지 않도록 챙겨달라고 말했다. 소위‘비올 때 (은행이)우산을 빼앗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는 것.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실물 경제에 피해가 적도록 기업자금을 원활히 공급할 것”이라며 “서민금융 지원을 위해 미소금융에 대한 금융권 출연도 조기에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가 최근 증권시장 선진화를 위해 자본시장법 개정 등을 추진하는 데 대해 지주사 회장들도 “외국인 투자 비중이 너무 높다” 며 “증시투자자의 구조 개선이 매우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팔성 회장은“정부의 IB육성에 맞춰 연내 우리투자증권 자본을 3조원까지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지주사 회장들은 금융회사 건전성과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선 부동산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은 "부동산 가격, 금융회사 건전성, 가계부채 문제를 종합적으로 해결하려면 부동산 거래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주사 회장은 "장기 적립식 증권저축에 대한 세제 혜택과 보유목적의 자사주 취득 요건을 완화해 증시의 수요기반을 확충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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