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사이버교제, 가족간 심적부조화가 원인

한 번도 보지못한 남성과 사이버 공간에서 짧게는 몇분, 길게는 몇시간 이야기를 나누고 사랑에 빠지는 주부들의 심리. 의학적인 측면에서 정신치료의 대상일까 아니면 일과성 행동으로 봐야 할까.결론부터 말해 주기적이지 않고 일반적인 사이버 교제는 정신치료의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가족간 사랑이나 믿음이 없는 여성이 가사일이나 자식들에게 관심이 없는 상태에서 매일 특정인과 1~2시간 통신을 하고 접속이 안되는 날이면 불안·초조감을 느낀다면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주부들이 사이버교제에 관심을 갖는 것은 통신인식(ID) 외에는 철저하게 신분을 감출 수 있는 일종의 보호막이 크게 작용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본명대신 가명을 쓸 수 있는 익명성이야말로 통신교제가 갖는 큰 장점. 감추고 싶은 것은 철저하게 감추면서 얼굴을 맞대고 할 수 없는 입에 담기 힘든 말도 자연스럽게 꺼낼 수 있는 것은 무형의 문화공간이 갖는 매력이다. S대병원 정신과 K박사는 『일부 주부네티즌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이버 공간을 통해 다른 남성을 만나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시각은 잘못된 것』이라면서 『탈선이 생겼다면 그것은 결과일뿐 통신자체를 원인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런 점에서 K박사는 통신행위 자체에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시각은 잘못된 고정관념이라고 단정한다. 그는 『극소수 주부들의 경우 통신을 하다 불륜에 빠지는 것을 확대해석, 기혼여성이 통신을 하면 색안경을 끼고 보기도 한다』면서 『일부층의 문제는 통신자체에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부부관계를 둘러싼 일종의 인간관계에 이상증후군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K대병원 정신과 L교수도 『부부관계에 문제가 없고 신뢰가 두텁다면 아무리 통신을 많이 하더라도 불륜에 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통신이 「현실속의 불륜」으로 나타나는 것은 남편과 사이가 원만하지 않거나 주변에 의지할 사람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강남에서 개인병원을 운영하는 신경정신과 전문의 L박사는 『우편을 이용할 경우 편지가 배달되는 데 며칠씩 걸리지만 채팅은 바로 연결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사이버 공간에서 만남은 바깥출입이 자유롭지 못하고 육아에 매달려 사는 주부들에게는 매력을 끌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얼굴 모르는 사이버 만남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K박사는 『심적으로 약한 여성일수록 자신의 의지보다 다른 사람의 말이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경향이 강한 데 모두 문제라고 볼 수 있느냐』면서 『하지만 상대남성과 하루라도 채팅을 하지 않으면 불안감에 휩싸인다면 치료를 받아야 할 위험단계』라고 말했다. 또다른 대학병원의 정신과 K교수는 『최근 몇년새 사이버 공간에서 만난 이성과 관계때문에 병원을 찾는 주부들이 늘고 있다』면서 『통신행위에서 원인을 찾기보다 자신과 배우자를 둘러싼 가족들과의 관계에 문제가 없는지 돌이켜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상영기자SA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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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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