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도매 시장의 온ㆍ오프라인 명암(明暗)이 엇갈리고 있다. 올해 13조원 대로 커지면서 상인과 고객 간 ‘B2C(Business to Customer)’ 거래를 장악한 온라인 쇼핑몰이 상인과 상인 사이의 ‘B2B(Business to Business)’ 거래로까지 영역을 넓히면서 오프라인 위주였던 패션도매 시장이 온라인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오프라인 패션도매 ‘암(暗)’= 15일 통계청의 ‘사이버쇼핑몰통계조사’에 따르면 온라인을 통한 패션상품 거래액은 2003년 7,299억원, 2004년 9,338억원, 2005년 1조5,831억원, 2006년 2조3,716억원으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반면 오프라인을 통한 패션상품 거래액은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발표한 ‘의류소비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재래시장에서 거래되는 패션상품은 2001년 2조6,771억원에서 2005년 1조2,371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이처럼 패션상품 거래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통’을 넘겨주면서 ‘도매패션의 메카’로 군림했던 동대문시장이 극심한 타격을 입고 있다. 동대문패션타운 관광특구협의회 관계자는 “온라인몰 등장 이후 지방의 소매상들이 온라인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도매거래가 30%가량 뚝 끊겼다”고 말했다. 동대문 패션도매 거래가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도매쇼핑몰 ‘유어스’는 지난 5월 아예 소량씩 물건을 떼러 오는 오픈마켓 상인들을 겨냥해 저녁8시~오전6시까지 운영하던 영업시간을 오후3시까지로 변경했다. 지난달에는 중국ㆍ동남아 상품의 저가공세와 온라인쇼핑몰 등 유통시장다변화로 고전을 겪고 있는 동대문을 살리자는 취지에서 동대문 관련 전문가와 단체, 상인들이 모여 ‘동대문혁신포럼’을 발족했다. ◇온라인 패션도매 ‘명(明)’= 오프라인 패션도매가 시들해진 가운데 온라인 패션도매는 무서운 속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나까마, 아이러브비투비, 현대바츠, 와우켓, 도매토피아 등 온라인 B2B 쇼핑몰이 성업을 이루고 있다. 온라인 패션도매 시장이 커지면서 해외 도매쇼핑몰의 상품을 국내 소매상에게 연결시켜주는 온라인도매대행 업체도 등장했다. 비드바이는 중국의 ‘알리바바’, ‘타오바오’ 등 온라인 도매사이트와 쇼핑몰을 연동해 중국 현지의 상품을 국내 상인들이 손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만들어 ‘클릭’ 한번에 상품비교와 주문은 물론 시장조사까지 끝낼 수 있게 했다. 비드바이 관계자는 “온라인 도매는 시간과 비용부담을 줄일 수 있는데다 상품검색, 시장조사, 결제 등을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어 각광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 해외 도매사이트와 국내 상인은 물론 국내 도매사이트와 해외 상인을 연결하는 온라인도매 중개가 활성화되면 무역확대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패션도매 시장이 급속히 커지면서 ‘B2C’와 ‘C2C(Customer to Customer)’에 치중하던 기존 온라인쇼핑몰들도 점차 ‘B2B’에 눈을 돌리고 있다. G마켓은 최근 오픈마켓에서 대량으로 물건을 사고파는 도매거래가 늘면서 판매수수료를 기존(6~12%)의 절반이하 수준인 3%로 대폭 낮춘 ‘도매시장’을 오픈했다. GSe스토어 역시 ‘대량구매상담코너’를 마련해 도매거래를 원하는 판매자와 소매상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옥션은 이미 지난 2004년부터 의류도매 카테고리를 신설해 매년 큰폭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온라인쇼핑몰 업계 한 관계자는 “거래규모가 매우 큰 온라인도매는 판매수수료를 주 수익원으로 하는 온라인몰 업계에 떠오르는 ‘블루오션’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 온라인도매에 눈을 돌리는 업체들이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