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우차 매각 왜 실패 했나

대우차 매각 왜 실패 했나파이어스톤타이어 리콜에 인수 '펑크' 포드가 대우자동차 인수를 포기한 저변에는 최근 불거져 나온 파이어스톤 타이어 리콜이 가장 큰 이유로 자리잡고 있다. 일본 브릿지스톤의 미국 현지법인인 파이어스톤은 90년대 초부터 포드사의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인 익스플로러에 타이어를 공급해왔다. 문제는 이 제품이 운행 중 찢어지는 치명적 결함을 가지고 있어 미국은 물론 세계 각지에서 전복사고를 일으킨데서 비롯됐다. 관련기사대우차, 재 입찰해도 가격 하락 불가피현대차 "여유자금 2조 이번엔 자신있다"김우중 누구인가 이에 따라 파이어스톤은 전복사고와 관련된 타이어 650만개를 리콜하게 됐고 포드 역시 이같은 사실을 숨기려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결국 포드는 투자자들로부터 쏟아지는 비난으로 인해 주가가 반토막되는 등 극심한 어려움에 빠졌다. 특히 대우차 인수를 총지휘하던 웨인 부커 포드사 부회장이 이번 파이어스톤 타이어 리콜건과 관련돼 대우차 인수에 관심을 가질 시간적·정신적 여유를 가질 수 없었던 것도 결정적인 악영향으로 작용했다. 포드는 주주들의 분노를 달래기 위해 15일 50억달러를 투입해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등 주가 부양에 전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당초 포드는 200억달러의 현금 여유분을 가지고 있었으나 지난해 볼보 등을 인수하는데 100억달러가 소요돼 대우차 인수 여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 6월 말 대우차 인수 금액으로 제시했던 7조7,000억원도 과도한 액수라는 비난도 대우차 인수 포기로 이어지게한 주요한 요인이다. 7월 이후 월가에서는 경쟁업체인 제너럴 모터스가 제시한 액수가 4조5,0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무리한 액수라는 지적을 꾸준히 흘러나왔다. 이에 따라 최근 포드의 경영진은 미시건 본사에 모여 대우자동차 인수에 대한 최종 가격 및 조건을 55억달러(6조원) 정도로 낮추는 방안을 토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차 매각을 주관하고 있는 대우 구조조정협의회는 이같은 액수 제안에 난색을 표명했으며 오호근(吳浩根) 구조협 의장도 결렬 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포드가 매각가격을 깎는 동시에 매각 방식의 변경을 요구했던 것도 이번 협상 결렬의 또 다른 주요 요인이었다. 포드는 인수 대금을 줄이기 위해 대우차를 인수한 후 신설법인에 참여할 채권단의 지분을 올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포드는 대우차에 투자할 돈도 없는 상황에서 채권단에 인수금액을 나눠줄 여유도 없다는 이유를 들어 대금 대신 지분으로 대체하려 했다. 한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최근 성명서를 내 포드의 대우차 인수가격이 4조원이라는 설마저 나도는 점을 지적, 대우차의 초기 가인수 제안서를 전면공개하고 이를 계약서에 명문화하며 협상과정을 공개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최인철기자MICHEL@SED.CO.KR 입력시간 2000/09/15 18:36 ◀ 이전화면

관련기사



최인철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