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남미 '강경 좌파' 힘 잃고…


남미 지역에서 위세를 떨친 강경 좌파는 빠른 속도로 힘을 잃어가고 있다. 남미에서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주도로 새로운 사회주의 움직임이 활발히 일었지만 심각한 경제 문제 때문에 강력한 제동이 걸렸다. 반면 브라질은 좌파정권이긴 하나 중도 온건파 개혁이 성과를 거둔 케이스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룰라 전대통령의 중도 실용 노선을 고스란히 이어받고 있다. 브라질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는 17일(현지시간) “차베스 대통령,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남미의 강경 좌파 세력이 갈수록 세를 잃고 있다”고 국제문제 전문가들의 견해를 빌려 보도했다. 반미 성향의 남미 좌파의 3각 축을 이르는 이들은 남미 독립운동의 영웅인 ‘볼리바르 혁명’을 내세우며 21세기형 사회주의 국가의 건설을 목표로 삼아왔다. 주요 경제정책으로는 자원 시설에 대한 국유화와 강력한 가격통제, 복지 확대 등을 채택한다. 그러나 풍부한 오일 머니를 바탕으로 좌파 진영의 구심점 역할을 한 베네수엘라가 만성적인 성장 정체와 물가 폭등 때문에 힘을 잃었다. 남미 최대 산유국인 베네수엘라는 지난해 국제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역 성장(-1.44%)했으며 10년간 평균 성장률은 2% 미만이다. 여기에 지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남미에서 최고치인 27.4%를 기록하는 등 물가 앙등 문제까지 겹쳤다. 이 때문에 베네수엘라 정부는 주변 빈국을 지원하기는커녕 현재 자기 몸 챙기기에도 버거운 상황이다. 브라질리아 연방대학의 피오 페나 필료 교수는 “차베스는 더 이상 정치적ㆍ경제적으로 주목 받는 인물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베네스엘라가 자국의 천연가스 개발 프로젝트를 제대로 지원해주지 못 하자 “차베스가 약속을 어겼다며”며 불만을 터뜨렸다. 신문은 베네수엘라의 위상이 이처럼 약화되면서 다른 남미 국가들이 빠른 경제성장을 구가하는 브라질의 ‘시장친화적 중도좌파’ 노선을 뒤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일례로 최근 페루 대선에서는 ‘룰라 식 모델’을 내세운 오얀타 우말라 후보가 1차 투표에서 1위에 올랐다. 그는 지난 2006년 대선 때에는 ‘차베스주의자’임을 자처했다가 선거에 패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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