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자본주의 뉴패러다임 공유가치경영] KGC, 고려삼 전통 잇는다

농가와 손잡고 계약재배… 토양서 수확까지 직접관리


예부터 고려삼은 '불로장생의 명약'으로 손꼽혀왔다. 최근에는 고려삼이 면역력을 강화하고 항암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중국이나 일본 등 아시아는 물론이고 미국이나 유럽, 중동까지 6년근 고려삼으로 만든 홍삼제품 '정관장'이 수출되고 있다. 실제로 KGC인삼공사의 홍삼 수출량은 지난해 전체 매출의 12%에 달할 정도로 증가했다.

하지만 이 고려삼은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자란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키우기 어려운 작물 중 하나다. 싹을 틔울 수 있는 땅으로 만드는 데 길게는 2년, 판매 가치가 있는 상품을 재배하는 기간으로 6년을 투자해야 하는데다 매일 일조량과 습도, 온도를 꼼꼼하게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고된 인삼농사를 도중에 포기하는 농가도 부지기수다.


그렇기에 KGC인삼공사는 고려삼의 명맥을 이어나가는 일을 최우선으로 두고 수삼의 품질과 제품 안전성을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 '계약재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토양 선정부터 수확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KGC가 직접 관리하기 위해 농가와 계약을 맺고 주기적으로 인삼 전문가가 밭을 방문해 경작지도를 펼친다. 또 국가 기준보다 4배 이상 강화된 중금속 검출 기준 등 280여가지 안전성 검사도 시행한다. 대신 기준을 통과한 '계약재배' 농가의 인삼은 시중보다 비싼 값에 전량 KGC인삼공사가 사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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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인삼공사와 '계약재배' 농가의 관계는 공유가치경영(CSV)에서 지향하는 바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계약재배'를 통해 기업은 원료의 안정적인 수급이라는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때에 따라 바뀌는 도매가격에 고통 받았던 농가는 안정적인 소득을 얻을 수 있다. 이로써 인삼농가가 밀집한 경기도 이천은 물론 강원도와 전라도 등 지방자치단체도 고소득 농가 덕분에 세수가 늘어났다. 기업과 농가, 지자체 모두가 힘을 얻는 선순환 구조인 셈이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원료의 안정적인 수급은 기업경영의 사활을 가르는 핵심 역량"이라며 "6년근 고려인삼의 특성상 안정적인 판로를 보장하지 못한다면 재배농가가 줄어들게 돼 종주국인 우리나라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시장 상황이나 매출에 관계없이 해마다 계약재배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계약재배는 초기 자본이 많이 투입되고 실패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 때문에 우리나라 기업 대부분이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단순히 한 해의 이익만 볼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지켜나가야 할 전통에 대해 깊은 고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KGC인삼공사는 2001년부터 연평균 3% 수준으로 수매가격을 인상해 농가소득이 실질적으로 늘어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있다. 농가 대표와 회사 직원이 동수로 모여 구매가격 결정 회의를 열고 농한기에는 계약재배 경작인이 한데 모여 자연재해를 피할 수 있는 노하우를 공유하기도 한다. 또 품종이나 농작법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해 병충해에 강한 신품종이나 최신 기술을 접목한 해가림막을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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