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공기업 이제는 도약이다] (기고) 배철호 기획예산처 기획관리실장

정부는 외환위기 이후 공공부문 개혁에 주력해 왔다. 고비용ㆍ저효율 구조를 혁신하고 21세기 개방화된 디지털 지식기반 경제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는 목표에 따라 추진된 공공부문 개혁은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하고 있다. 정부는 특히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통신, 전력, 도로, 가스 부문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주력해 공기업을 매각하거나 기업구조를 혁신해 왔다. 우선 기업성이 강한 공기업에 대해서는 민영화계획을 수립해 한국통신, 포항제철, 담배인삼공사 등 8개 기업의 민영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공익성이 강한 기업에 대해서는 공기업 지위를 유지하되 고유업무와 핵심사업 위주로 기능을 정비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인력의 25%를 감축하고 업무의 과감한 외부 위탁을 통해 거품과 비효율을 제거한 것도 공기업 개혁의 성과다. 정부는 이 같은 하드웨어적 구조조정과 더불어 공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는 등 소프트웨어적 경영혁신에도 주력하고 있다. 재무제표 등 각종 경영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외부감사, 전자조달, 고객만족도 조사 등을 통해 투명하고 고객지향적인 경영을 유도해 나가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노력의 일환이다. 그러나 아직도 미진한 부분이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공기업 개혁의 성과가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정부는 이를 겸허하게 수용, 공공부분 개혁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다. 특히 보다 근원적이고 중장기적인 접근을 통해 공공부문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당장의 가시적 성과에 연연하기 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근본적인 문제를 점검하고 해결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앞으로의 공기업 구조조정은 경영효율성 제고에 맞춰질 것이다. 경영효율을 높여 궁극적으로 국민에게 봉사하고 국민경제에 기여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공기업의 자율적 혁신노력을 적극적으로 뒷받침 해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공기업의 운영시스템 개선과 같은 경영혁신 과제를 수행하려면 의식과 행태의 변화가 필연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공기업 구조조정의 또 다른 기본 원칙은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한다는 점이다. 특히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제도를 정착시켜 전문경영인에 의한 효율적인 기업경영을 유도할 방침이다. 성과급제도와 경영계약제도 등 기존의 운영시스템도 더욱 보완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공기업의 자율적 경영혁신이 자리잡을 경우 국민들도 서비스 개선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부는 단기간의 가시적 성과에 연연하기 보다는 공기업의 근본적인 혁신노력을 지원해 나갈 것이다. 강조하고 싶은 점은 공기업 개혁은 단기간에 완료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외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공기업 개혁은 끊임없는 도전과 변화,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영국과 뉴질랜드 등 개혁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나라들은 공기업 구조조정에 15년 이상의 시간을 투입했다. 이들 국가는 공공부분 개혁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세계최고의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제 우리나라는 공기업 구조조정을 시작한지 5년이 지난 상태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았다. 정부는 지난 5년간 공기업 개혁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공공부문의 경쟁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특별취재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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