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인터뷰] "부드러운 화법·신바람 지도가 우승 원동력"

프로배구 통합챔프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br>무슨일이든 미루는 것은 싫어해 인터뷰 요청에 "오늘 바로 하자" <br>프로생활은 기본과 원칙이 중요<br>올 목표는 아시안게임 금메달

올해 프로배구 통합우승과 한일 V리그 톱매치 승리를 일궈낸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55)과 인터뷰 날짜를 잡기 위해 지난 28일 오전 구단에 연락했다. 1시간여 뒤 오후에 당장하자는 답이 돌아왔다. 프로구단 감독에게 인터뷰를 요청하자마자 그날 바로 하자는 일은 처음이었다. 당일 취재 일정이 있었던 기자는 적잖이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이튿날인 29일 오전8시30분 경기도 용인시 삼성생명 휴먼센터 내 배구단 숙소 감독 사무실로 달려갔다.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감독실에 앉아 있던 신 감독은 "내가 원래 해야 할 일을 미루는 것은 못 참는 성격"이라며 "뭐든 미루적대는 걸 싫어하니 인터뷰를 빨리 하자고 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불거진 문제는 빨리 해결하라=신 감독은 불거진 문제를 방치하는 것을 싫어한다. 1995년 창단한 삼성화재 배구단 초대감독으로 취임해 14시즌 가운데 12번 우승을 거뒀다. 연이어 준우승에 그친 2005-2006, 2006-2007 시즌이 끝난 뒤 그는 중대한 결정을 내린다. 삼성화재의 간판인 신진식과 김상우에게 은퇴를 권유한 것. 그는 "팀 흐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고참들이 시합을 제대로 못 뛰면서 망가지고 선수단의 위와 아래가 따로 놀았다"고 설명했다. 간판 선수들은 신감독의 조언을 받아들여 은퇴했고 팬들은 이를 거세게 비판했다. 이듬해 삼성화재는 전력이 약화되리라는 우려를 받았으나 통합 우승을 일궈내며 절대강자의 자리를 되찾았다. ◇부드러운 화법과 멤버십=신 감독은 지난해 삼성화재 직원들에게 '조직력 극대화'를 주제로 강의를 했다. 리더십 노하우를 알려달라고 하자 그는 '멤버십'을 화두로 던졌다. 그는 "감독 초창기에 선수들에게 공격 방법과 기술을 하나하나 지시했는데 시간이 지나니 아주 비효율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즈음 선수들에게 승리의 해법을 스스로 찾도록 주문한다. 선수단 회의에서 자유롭게 나온 의견을 전력분석사가 정리하면 그가 최종 미팅에 참가해 촌평을 달아준다. 그는 "선수가 스스로 생각한 방법을 감독이 '아주 좋다'고 칭찬하니까 신바람이 나지 않겠냐"고 말했다. 혹시나 감독이 생각한 것과 다른 방안들이 나오면 어떨까. "선수들 앞에서 드러내놓고 이것은 안 된다고 얘기는 안 한다. 그 방법도 좋지만 이게 더 낫지 않을까라고 말한다. 그보다도 내가 원하는 방식이 있으면 주장이나 전력분석사에게 슬쩍 귀띔해서 회의가 그런 방향으로 흘러가도록 하기도 한다." 그에게 부드럽고 우회적인 화법이 명확한 지시보다 더 효율적이냐고 묻자 망설임 없이 "훨씬 더 힘을 발휘한다"며 "플레이에 집중하지 못하는 선수를 다그치지 않는다. '너 조금 쉬고 싶은 모양이구나. 오래 쉬면 상당히 답답할 거다'라고 말하면 선수들이 뭘 해야 하는지 바로 알더라"고 답했다. ◇기본과 원칙을 지켜라=선수들에게 늘 배려와 존중을 강조하는 그이지만 프로의 생활에 대해서는 엄격하다. 선수들은 오전 6시50분에 기상해서 아침 식사를 함께 해야 한다. 오후9시 이후에는 간식도 먹으면 안 되고 통닭ㆍ피자ㆍ라면 등 인스턴트 식품은 시즌 중에 금물이다. 장시간 앉아 컴퓨터 게임을 했다가는 바로 구단에서 퇴출해버린다. 그는 "내가 지시한 것은 스포츠과학연구소의 연구 결과에 바탕한 내용들이고 감독은 선수들이 최고 실력을 발휘하도록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더니 "이 얘기 기사로 나가면 라면회사에서 나 싫어하겠네"라며 웃었다.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그의 올해 남은 목표는 오는 11월 광저우아시안게임 남자배구 금메달 획득이다. 그는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 국가대표팀을 이끌어 금메달을 따냈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은 훨씬 어렵다. 중국의 홈 텃세와 일본의 강세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그는 "쉽지 않지만 반드시 우승해야 한다.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 미국프로농구같은 외풍이 있는 국내 다른 스포츠에 비하면 배구는 인기몰이할 요소가 적다. 국가대항전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만 관중 증가가 가능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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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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