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한 박자 늦었다

제3보(43~55)


백44로 꽉 이은 이 수는 무슨 뜻일까. 가뜩이나 실리가 부족한 터에 이곳을 후수로 잇고 있다니. “완착이고 떡수지요.” 엽기해설가 김성룡9단이 가차없이 혹평을 했다. 사이버오로 해설을 담당한 최명훈9단도 고개를 흔들었다. “오늘 천야오예가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백44로는 참고도1의 백1로 훌쩍 날아올라 우주류 중원작전에 나설 찬스였다. 흑이 2로 따내는 수가 신경이 쓰이는 게 사실이지만 그곳은 3으로 지키는 것으로 만족하면 된다. 흑에게 A를 허용하는 것은 사소한 일이다. 이 코스였으면 백이 도리어 유망한 바둑이었을 것이다. 참고도2의 흑2로 받아 준다면 그때는 3에서 7까지 죽죽 밀어붙여서 백의 대만족이다. 뒤늦게 46으로 우주류를 가동시켰으나 지금은 이미 한 박자 늦어 있다. 흑47로 쳐들어간 수가 박력만점. “관상학적으로 잡히지 않을 것 같아요.” ‘랜드킴’ 김성룡이 단언한다. 랜드킴이라는 별명은 그가 전자랜드배에서 우승하면서 얻은 것이다. 원래 그는 토너먼트 프로로서는 자신이 없다면서 레슨 프로라고 떠벌렸는데 전자랜드배에서 덜컥 우승을 해버린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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