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웰빙시대 건강 아파트가 뜬다] '친환경 주택' 차별화 경쟁

아파트 선택 기준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부동산 활황기를 틈타 서울, 수도권 지역이면 일단 발을 담그는 소위 ‘묻지마 투자’가 사라지면서 수요 자들의 ‘입맛’이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산가치 상승을 겨냥, 입지 여건만을 따지기 보다는 입주시 건강, 편의성 등 다양한 욕구를 만족시키는 집을 선택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수요자들의 ‘눈 높이’에 맞추기 위해 건설업체들도 품질에서부 터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차별화 전략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 98년 분양가자율화 이후 아파트 브랜드 시대를 거쳐 이제는 아파트, 주상복합, 오피스 텔, 빌라 등 상품별로 주거 기능과 고급화에 승부를 걸고 있는 것. 주거 편의성을 높인 신평면 설계나 입주민들을 위해 공원처럼 조성한 단지 내 조경도 이제는 일부 유명 브랜드의 전유물이 아니다. 충분조건이 아니라 필수조건이 됐다는 얘기다. 특히 실내 유해물질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건강주택이 주택시장의 화두(話頭)로 떠오른 것은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변화에 따른 산물이다. ◇건강ㆍ고급화, 최우선 선택 기준 부상=‘웰빙(Well-Being)’은 최근의 시대적 흐름을 대변하는 개념이다. 특히 주택은 생활 터전의 가장주요한 요소인 만큼 웰빙 개념이 여타 산업, 상품보다 우선 적용되고 있다 . ‘행복ㆍ복리’ 를 의미하는 웰빙은 주택의 설계에서부터 평면, 단지조경, 자재 등 전 분야에 걸쳐 나타난다. 물론 이전에도 주택건설업체들은 자체 브랜드를 앞세워 아파트 주거 기능에 대한 차별화에 주력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같은 차별화가 한 단계 업 그레이드 됐다. 높아진 수요자들의 눈 높이에 맞춰 친환경, 건강자재 사용을 확대하고, 단지 내 원스톱리빙이 가능한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등 고객 만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 특히 입주민 건강은 웰빙 주택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오염 된 실내 공기의 유해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데다 당장 5월부터 건 립되는 신규 아파트는 ‘실내공기관리법’에 따라 입주시 오염 측정치를 공개해야 하는 등 어느 때보다도 건강 주택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기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형업체를 중심으로 건설업계는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건강주택팀을 만든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최근 신제품 발표회를 갖고아파트에 설치 가능한 환기시스템을 선보였다. 대림산업은 최근 에코 프로 젝트팀을 구성해 친환경 마감재 등 건강 아파트에 적용될 자재 등을 개발하고 있다. 중견 업체들도 다양한 주택을 선보이고 있다. 우림건설은 콘크리트 벽면을 도배하기 전에 대나무숯보드를 깔아 유해물질을 최소화하는 아파트를 내놓고 있다. 공공아파트를 공급하는 주택공사도 민간건설업체에 뒤지지 않는 실내오염 저감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집 선택해야=단지 내 조경도 단순히 구색을 맞추기 보다 입주민의 다양한 취향에 부응해 다양하게 조성되고 있다. 소나무 숲 등 테마공원, 실개천, 숲속 놀이마당, 암벽등반시설 등 주변 자연환 경을 활용한 조경이 설치되고 있다. 실외는 물론 실내도 공간을 차별화하고 특성화 하기 위한 신평면 개발이 지속되고 있다. 발코니 전면부를 ‘방-거실-방’으로 배치하는 기존 3베이 (bay)를 벗어나 30평형대 아파트도 작은방 1~2개를 곁들이는 3.5, 4베이 등이 선보이고 있다. 실제 주부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주방을 전면에 배 치해 채광, 환기를 극대화한 ‘프렌치형 주방’ 평면도 호응을 얻고 있다. 건강ㆍ편의에 중점을 둔 주택의 변화는 앞으로 업체들간 더욱 치열한 경쟁 을 예고하고 있다. 건축, 건설기술 향상으로 주택 자체의 품질은 큰 차이가 없는데다 특별히 내세울만한 강점이 없으면 생존조차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고가 분양가 논쟁이 끊임없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소비자 들에게 차별화된 상품만이 설득력 있는 대안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건설업체들의 상품개발 경쟁으로 소비자들의 선택 폭은 더욱 넓어 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소비자는 단기적인 수익을 쫓기보다 장기적으 로 주거 만족도를 높이고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집을 선택하는 안목을 갖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건강과 편의를 고려해 설계된 주택이 결국 자산가치를 높일 수 있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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