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고유가시대] 기고.. 대한석유협회 윤정웅 이사

지난 3월23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국들이 하루 210만배럴 규모의 원유감산에 합의한 이후 국제원유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중동의 대표적인 원유인 두바이유의 경우 금년초 배럴당 10∼11달러에서 15달러대로 상승했으며 앞으로도 약 2∼3달러 더 오를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있다.이런 국제원유가 상승은 국내유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된다. 석유제품 원가 중 원유도입 관련비용이 약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국내소요 원유의 전량을 수입하고있어 국내유가는 기본적으로 국제원유가와 환율 등 주요 변수에 연동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국내유가가 조정됨에도 불구하고 일반소비자들은 많은 불만을 가지고있는 것으로 알고있다. 즉 98년 국제원유가격이 전년에 비해 크게 하락하였을 때에는 가격인하에 인색하다가 최근 국제원유가가 인상되자마자 가격을 올리려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비난은 정유업계 입장에서 볼 때 무척 곤혹스런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작년 중반이후 국제원유가격및 환율이 안정되면서 대부분의 국내석유제품 공장도 가격은 대폭 인하되었지만 소비자가격은 크게 변동되지 않은데 기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일반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은 휘발유를 예로 들어보면 공장도가격이 작년초 ℓ당 467원에서 연말에는 208원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으나 소비자가격은 일정수준으로 유지되었다. 이는 휘발유에 부과되는 교통세가 98년중 ℓ당 414원에서 691원으로 3차례나 인상되어 국내 유가 인하요인의 상당부분이 세금으로 흡수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휘발유에는 교통세·교육세및 부가가치세가 부과되고있으며 세전공장도에도 원유도입시 납부하는 관세와 수입부과금 등의 정부부과금이 포함되어 있다. 이에 따라 99년4월13일 현재 국내석유시장에서 실제 판매되는 휘발유가격을 기준으로 정부부과금 수준을 분석해보면 ℓ당 1,182원의 평균 소비자가격중 정부부과금은 920원으로 소비자가격 중 78%를 차지하고 있다. 또 미국의 석유전문지 「에너지 데탕트」지에 따르면 95년12월부터 98년12월까지 3년동안 우리나라의 휘발유세금 증가율은 약 137%로 2위인 멕시코의 107%를 크게 앞선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와 같은 과도한 세금비중과 원유비 등 통제불가능한 원가비중이 90%이상인 상황에서 정유업계가 자체적으로 국내유가인상 요인을 흡수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특히 나머지 10% 원가 중에서도 정부에 납부하는 관세, 수입부과금과 감가상각비등 경직성 경비를 제외하면 정유사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은 2%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저유가로 인해 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사태를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되어왔으나 국제 원유가 상승에 따라 국내유가가 인상되면 수출경쟁력 약화및 물가상승등으로 이어져 IMF체제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는 우리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따라서 석유류 세금의 탄력적인 조정등으로 국내 유가인상요인을 완충함으로써 국민경제에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된다. 정유업계가 안고있는 여러가지 애로사항을 국민들이 십분 이해하여 주시길 부탁드리며 업계로서도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 양질의 석유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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