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동양메이저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알짜 계열사인 동양생명보험의 지분 46.5%(5,001만여주)를 9,000억원(주당 1만8,000원)에 매각한다. 또 동양메이저의 90% 감자 및 비핵심자산 매각을 추진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동양그룹은 지난 12일 동양종합금융증권ㆍ동양파이낸셜대부ㆍ동양캐피탈대부 등 계열사가 보유한 동양생명보험 지분 중 46.5%를 오는 12월30일 보고인베스트먼트의 사모펀드(PEF)에 매각키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보고펀드는 동양생명보험 지분 13.5%를 보유한 2대 주주여서 이번 계약으로 지분율이 60%로 높아져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보고펀드는 국민연금ㆍ금융기관들과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해 이번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며, 국민연금은 이 펀드에 2,500억원 가량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그룹은 보고펀드에 매각한 주식을 3년 뒤 매각가격에 연복리 11.5%를 가산한 금액으로 다시 사들일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갖는다. 동양그룹은 보고펀드가 동양생명의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것이어서 현 경영진이 유지되는 등 경영기조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양그룹과 보고펀드는 앞으로 동양생명을 공동 경영할 방침이다.
동양그룹은 동양생명 주식 매각대금 9,000억원 중 상당 부분을 자본잠식 상태에 있는 동양메이저의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할 계획이다. 동양그룹은 동양메이저를 중심으로 한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해왔으나 건설ㆍ시멘트 경기 악화로 지난해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약정(MOU)을 맺고 그룹 전반에 걸쳐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동양그룹은 동양메이저가 보유한 부동산ㆍ유가증권 등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2,4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고, 부채비율 개선 등을 위해 동양메이저에 대한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지배구조 개선 작업도 본격화하기로 했다. 그룹 관계자는 "동양시멘트ㆍ동양매직ㆍ동양시스템즈 등 제조부문과 동양종금증권ㆍ동양생명ㆍ동양파이낸셜 등 금융부문을 망라한 통합ㆍ분할 작업을 벌여 동양메이저를 중심으로 한 지주회사 체제로의 변화를 모색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동양메이저는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보통주ㆍ우선주의 주당 액면가액을 5,000원에서 500원으로 감액하는 90% 감자결정을 내렸다고 15일 공시했다. 감자기준일은 내년 1월31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