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공직자 중기 현실 너무 몰라 잘못된 정책 쏟아져"

서승원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조성한 산업단지 외에 기업이 개별 공장을 지으려면 문화재청에 신고를 해서 해당 부지에 문화재가 없는지 조사를 해야 합니다. 이 작업을 유관 연구소나 단체에서 하는데 샘플 조사만 해도 수천만원이 드는 작업을 대부분 영리 목적으로 전체 부지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문제는 전체 부지를 대상으로 할 경우 수억원이 드는 이 조사 비용을 해당 기업이 100% 물어야 하는 거죠. 중기청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화재청과 협의하고 있지만 각 연구소나 단체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으니 양 기관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해도 쉽지가 않은 거죠. 애초에 중소기업의 현실을 이해하고 있는 정책 입안자가 관여해서 제도를 만들었다면 이런 제도가 생겨날 수 있었을까요."


지난 22일 중소기업 현장체험에 나선 신임 사무관들을 격려하기 위해 경기도 평택 포승산업단지에 있는 우일씨엔택 본사를 찾은 서승원(사진) 경기지방중소기업청 청장은 신임 사무관들을 만나자마자 중소기업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잘못된 정책 사례를 쏟아냈다. 그러면서 서 청장은 "단 나흘간의 체험으로 중소기업의 모든 것을 파악하기 어렵겠지만 중소기업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이해하려고 하는 마음만이라도 가졌으면 좋겠다"며 "각 부처에 배치되면 한국 경제의 근간을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을 염두에 두고 정책을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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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4회를 맞은 '신임사무관 중소기업 현장 체험'은 중소기업중앙회가 주관하고 있지만 서 청장은 이 사업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다. 올해 신임 사무관들에게 근무 기회를 준 137개 기업 중 17개 기업이 경기지방중소기업청 추천 기업이다. 특히 10개 기업은 서 청장이 직접 방문해 참가 요청을 했다.

그는 "중소기업의 손톱 밑 가시 해결을 위해 다른 부처와 논의하다 보면 중소기업의 현실을 파악하려는 노력조차 찾아볼 수 없는 공직자들을 보기도 한다"며 "올초 경기지방청으로 부임한 후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에는 반드시 기업을 방문해 기업인들의 고충을 듣고 있는데 중소기업 정책을 오랜 기간 담당한 나조차도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나면 중소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어 반성하게 된다"고 역설했다.

서 청장은 신임 사무관을 대상으로 한 중소기업 인식 개선 교육 이외에도 초·중생을 대상으로 한 인식 개선 교육에도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을 바꾸려면 어린 아이들과 학부모들부터 중소기업 현장을 직접 접해볼 수 있어야 한다"며 "방문 기업 중에 기술력이나 대표자의 마인드가 우수하면서도 안전한 환경을 갖춘 기업들 위주로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탐방 기회를 줄 것을 요청하고 있고 많은 기업들이 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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