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기업 연말 임원인사 "앞당겨 큰폭으로"

『내년에는 경제공황이 올 수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산정해 경영계획을 마련하되 적자경영계획은 아예 짜지도 마라』(이건희·李健熙 삼성회장)『내년도 경영환경은 더 어렵다. 하지만 어려운 환경이라도 반드시 수익을 창출해야 하고, 부진사업은 과감히 철수해야 한다』(구본무·具本茂 LG회장) 주요그룹 총수들의 비관적인 내년도 경영전망은 연말 임원인사철이 다가오면서 임원들에게 의미심장한 말로 다가오고 있다. 어두운 경영전망은 임원에 대한 평가를 더욱 철저히 하고, 부진사업 임원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문책인사가 단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주요그룹 임원들은 그 어느해보다 사장단을 포함한 임원들의 인사 시기 및 인사 폭이 어느정도가 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부기업의 경우 대대적인 추가임원감축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어수선한 분위기다. 특히 총수들이 한결같이 부진사업의 과감한 퇴출을 강조, 부진사업 담당임원은 말그대로 좌불안석이다. 재계 관계자들은 구조조정에 따른 그룹재정비 및 분위기쇄신차원에서 임원 인사시기가 예년보다 크게 앞당겨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러나 인사 규모에 대해선 일부그룹의 경우 살벌한「칼바람」이 불 것이란 소문도 나돌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그동안 임원감축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데다 「어려울 때는 말을 바꿔타지 않는다」는 격언처럼 위기대응차원에서 임원인사를 소폭에 그칠 가능성도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이후 주요그룹 계열사들의 경영성과가 부진, 승진·발탁인사는 소폭에 그칠 것이란 예상이다. ◇앞당겨지는 연말인사=쌍용그룹은 지난달 21일 사장단을 포함한 임원인사를 단행, 임원인사시기가 예년보다 앞당겨질 것을 예고했다. 쌍용은 『사내분위기를 일신하고 현재 진행중인 구조조정작업을 보다 강도높게 추진하겠다는 김석원(金錫元)회장의 의지에 따라 조기인사를 단행했다』고 말했다. 코오롱그룹도 지난 5일 사장단인사에 이어 10일 정기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한달이상 앞당긴 것으로 조직정비후 구조조정을 가속화하자는 취지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이 그룹측 설명이다. 이에앞서 두산도 지난 8월 대대적인 계열사 통폐합과 함께 사장단인사를 단행했고, 동아건설은 지난 2일 경영정상화를 앞당기기위해 사장및 임원인사를 조기에 단행했다. 5대그룹도 임원인사 시기를 앞당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1일부터 具회장과 사업문화단위(CU)장이 올해실적을 평가하는 컨센서스미팅을 시작하는 LG는 다음달 12일께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고 연말께 임원인사를 실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LG관계자는 『지난해 임원인사는 각 계열사 주총에 맞춰 올해 2월께 실시됐으나 이를 연말로 앞당겨 실시할 계획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 SK도 경영공백을 없애기위해 12월말 인사를 12월 중순으로 당겨 실시할 계획이다. 반면 삼성·현대는 예년과 같이 12월 중순이나 12월말 정기인사를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임원인사 규모=부진사업 및 적자사업 임원에 대한 대대적인 문책및 물갈이 인사가 예상되고 있다. 주요그룹들이 계열사, 개인별 경영실적과 업무성과를 철저히 평가해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코오롱은 10일 단행된 임원인사에서 임원수를 기존보다 15%가량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경우 올해 이미 자문역, 계약직, 안식년 등의 형태로 1,200명인 임원수를 15%가량 줄여 올해 인사의 초점은 임원보다 사장단에 맞춰질 전망이다. 사업 및 구조조정부진 수뇌부의 교체가 예상되고 있다. 현대는 전자의 경우 반도체만을 남기고 나머지 사업은 분사키로 결정, 임원수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지난 10월인사에서 임원 20여명의 옷을 벗겼다. 하지만 기아인수에 따른 자동차사업확대, 금강산개발 등 북한 사업등으로 그룹전체적으론 임원감원 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게 그룹관계자의 설명이다. 오히려 승진·발탁인사도 예상된다는 것이다. LG는 계열사별로 임원수를 10~15%가량 줄일 계획이다. 이와관련해 지난 10월 계열사별 임원에 대한 평가를 마쳤다. 대우도 수익성이 좋지않은 계열사와 사업부를 중심으로 임원정리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있다. 재계관계자들은 그러나 『대부분의 그룹들이 임원감원을 연중행사로 실시, 연말 정기임원인사에서 인사규모와 임원감축 수는 소규모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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