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영향으로 울상이었던 여행업계가 모처럼 황금연휴가 낀 `추석 대목`을 터뜨리며 불경기속에서도 활짝 웃고 있다.
해외여행의 경우 상당수의 여행사가 지난해보다 평균 50~100% 늘어난 예약률을 기록 중이고, 국내여행도 제주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수십편의 특별기를 편성했지만 순식간에 동이 날 정도로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28일 국내 최대 여행사인 `하나투어`에 따르면 올 추석 연휴 때(9.8~11일 기준) 해외로 나갈 예정인 여행객들은 27일 현재 6,2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3,150명에 비해 거의 두 배 수준이다. 특히 이 기간을 포함한 유럽여행 수요까지 합치면 전체 예약인원은 8,670명이나 된다.
홍보팀의 김희선 대리는 “ 주로 동남아, 일본, 중국 등 인근의 수요가 많지만 연휴기간이 길다 보니 유럽 및 미주 등 장거리 여행도 크게 늘었다”며 “추석까지 아직 시간이 충분해 해외여행객 수는 훨씬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른 여행사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해외여행순위 10위권 안에 드는 `투어2000`은 추석연휴 기간동안 해외여행 예약자는 2,000여명으로, 지난해(1,200여명)보다 70% 가량 늘었다. 백창수 영업부 차장은 “추석 기간의 해외비용이 평소보다 비싸지만 항공좌석을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여행 수요가 엄청나다”며 “이 같은 상황은 다른 곳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대형사인 `자유여행사`도 연휴 첫날인 10일, 11일의 예약률이 100%에 달하는 한편 호주, 뉴질랜드의 예약률도 현재 95%에 이르는 등 해외여행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김은해 마케팅 차장은 “이번 추석이 지난해보다 연휴가 긴데다 여름에 비가 와서 휴가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 사람들까지 몰리며 말 그대로 `대목`이 됐다”고 전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대한항공의 경우 추석기간 동안 일본 및 중국 노선은 90%, 대양주 100%, 미주 91%의 예약률을 보이고 있고, 아시아나는 일본 88%, 동남아 94%, 중국 85%, 미주 92%, 유럽 100%를 기록중이다.
국내 제주노선도 추석연휴엔 거의 만석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다음달 9~10일까지 제주행 항공편과 13~14일까지 제주 출발 항공편 예약이 완료됨에 따라 각각 96편, 28편의 특별기를 편성했지만 금새 좌석이 동났다.
이 기간 제주지역 콘도도 거의 예약이 끝난 가운데 특ㆍ1ㆍ2급 관광호텔의 평균예약률도 70%를 웃돌고 있어 곧 90~100%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관광협회 제주공항안내소 김호준 소장은 “추석 기간엔 값비싼 호텔은 물론 콘도나 펜션을 예약하기가 힘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홍준석기자 jsho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