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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1조 클럽'에 가입한 하나금융그룹은 올해 외환은행 인수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일궈 '글로벌 톱(Global Top) 50'로 도약하기 위한 초석을 다진다는 목표를 정했다.
최근 하나금융의 성적표를 보면 이러한 목표가 막연한 구호가 아니라 실현 가능하다는 전망을 낳게 한다. 먼저 하나금융의 지난해 순이익은 1조2,280억원. 이는 전년 대비 23.3% 증가한 규모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현대건설 주식매각 등 일회성 요인에 의해 수익규모가 증가했다"며 "다만 글로벌 금융위기 및 국내경기 침체에 따라 수익성 위협요인이 증가하고 있고, 개인사업자 및 가계부문의 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하반기에는 일부 지표가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특히 총 대출은 대기업과 가계대출 위주로 약 7%의 성장을 일궜지만 최근 대기업을 제외한 차주들의 연체율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리스크 관리가 중요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하나금융의 총자산은 우량 차주 위주의 대출자산 증가로 전년 대비 23조원 늘어난 219조원을 기록했다. 특히 핵심 계열사인 하나은행은 지난해 누적기준 전년 대비 2,034억원 늘어난 1조2,11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영업력 강화에 따른 영업자산 확대와 함께 우량한 자산건전성 유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하나은행의 연체율은 가계대출 급증과 부동산 PF대출 부실 등의 위험 요소가 많은 가운데서도 0.48%로 양호한 수준을 기록했고, 고정이하여신 비율 또한 1.04%로 은행권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나대투증권은 지난해 전년 대비 427억원 감소한 85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월결손금 공제 만료로 인해 전년 대비 437억원 늘어난 법인세 비용이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하나SK카드는 터치카드 시리즈의 성공 등에 힘입어 2ㆍ4분기 이후 흑자를 지속해 258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이 밖에 하나캐피탈은 전년 대비 209억원 늘어난 순익 434억원을, 하나다올신탁은 전년 대비 34억원 늘어난 105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이런 성장을 바탕으로 올해 하나금융은 수익성 강화를 꾀하는 동시에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한 안정 위주의 성장 전략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는 외환은행 인수를 통한 각 부문별 시너지 창출 방안 을 마련하고, 신사업 발굴 등을 통한 수익원 다변화에 나서 수익성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수익성 강화는 바젤Ⅲ, 예대율 등 새로운 규제비율을 준수하기 위해 발생되는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하나금융은 자본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여ㆍ수신 포트폴리오 조정에도 역점을 둘 계획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은 또 산업별, 고객별, 상품별 리스크관리 강화를 통해 건전성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해외사업부분 정비 및 신규지역 진출 추진, 고객서비스 개선 등을 통한 조직 및 인력 경쟁력 제고로 미래성장 역량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외환은행과 통합 후 규모의 경제 및 투자역량 확충, 리스크 감내 능력 강화 등으로 글로벌 경쟁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KB, 신한, 우리금융과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4강 경쟁구도를 만들어 국내 금융 산업의 균형발전을 도모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하나금융은 양적 경쟁 지양과 쏠림 현상에서 탈피해 상품ㆍ서비스 등 품질경쟁을 통한 질적 경쟁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일례로 외환은행의 외환ㆍ수출입 금융노하우, 업무 프로세스 관련 자산의 해외 유출 방지, 해외 네트워크 강화 등을 통해 해외 비즈니스 지원과 영업진출을 확대하기로 했다.
올해 하나금융그룹의 가장 큰 과제는 새롭게 한 식구가 된 외환은행과의 시너지를 확대하는 것이다. 이미 하나금융 계열사와 외환은행 간의 연계상품이 쏟아지는 등 통합시너지 작업은 속도를 내고 있다. 먼저 카드 분야의 협업이 눈에 띈다. 하나SK카드와 외환은행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양사가 보유한 가맹점 공동활용과 상품개발 등에 나섰다. 하나SK카드는 신용카드 가맹점을 공동으로 이용하기 위한 전산개발, 테스트 등을 외환은행과 함께 진행해 상반기 중 외환카드 가맹점망을 공동 이용할 계획이다. 현재 하나SK카드가 보유한 가맹점수는 40만개, 외환카드는 220만개 정도다. 중장기적으로는 카드 부문이 은행보다 먼저 합병에 이를 전망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와의 통합 작업은 규모의 경제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통상적으로 신용카드사의 이익은 시장 점유율 증가 폭에 비해 더욱 가파르게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협력 시너지도 기대된다. 외환은행이 앞으로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받아 다른 부문에 비해 협업 속도는 느릴 수 있지만, 하나은행이 프라이빗뱅킹(PB)부문에서 외환은행이 기업금융과 외국환 상품에서 경쟁력이 있는 만큼 서로에게 부족한 부문을 채워줄 수 있다는 게 하나금융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최근 외환은행의 강점인 해외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방기석 외환은행 본부장이 하나금융의 글로벌전략실장으로 파견됐고, 하나금융그룹의 강점인 개인금융과 PB 업무 분야와 관련해서는 내부 전문가인 최임걸 전 하나은행 부행장을 외환은행 개인사업그룹장으로 선임했다. 이밖에 하나대투증권은 외환은행과 손잡고 '인덱스 스텝다운형 ELS'상품을 내놓았다. 하나금융 내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분야로 평가 받고 있는 하나HSBC생명도 외환은행 고객을 대상으로 방카슈랑스 상품 판매에 나서 올해 입지 강화를 노리고 있다. |
애널리스트가 본 이회사 성병수 동양증권 연구원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외환은행 지분 57% 인수에 성공해 자금조달과 금리 측면에서 경쟁력 제고가 기대된다. 외환은행의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해 시너지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나 양 은행의 문화적 이질감이 커 장기적으로 독립 경영이 오히려 약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독립 경영 중에도 전산 등 본사 부문의 통합이 점진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외환은행의 외환 부문 강점을 살리면서 다양한 방식의 해외 진출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합병 후 자산 규모 면에서 선두그룹을 형성해 자금조달과 금리 경쟁력에 있어서 KB, 우리, 신한과 대등한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합병 후에는 신용카드와 해외 사업, 본사 조직의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예상되며 전국적인 지점망을 통하여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주가 측면에서도 그 동안 규모의 열세로 인한 디스카운트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자산 규모와 이익 규모에서 선두그룹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됨에도 아직 주가는 디스카운트를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 상태다. 외환은행의 자회사 편입으로 연결 순이익이 증가할 전망이며 실적발표 이후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