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여전히 M&A에 배가 고프다"

박용만 두산인프라 부회장 "대우조선·현대건설도 관심"<br>"전담팀이 필요한 매물리스크 검토" 증권사 인수도 노려


“대우조선해양과 현대건설에도 관심이 있다.” 올 들어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두산그룹이 추가 M&A에 나서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지난달 49억달러에 달하는 글로벌 M&A를 성사시켰지만 ‘여전히 (M&A에) 배가 고프다’는 의미로 들린다. 두산그룹의 M&A를 지휘하고 있는 박용만(사진) 두산인프라코어 부회장은 14일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그룹뿐만 아니라 각 계열사 M&A팀이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인수대상 기업들에 대한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며 “가격을 불문하고 M&A에 뛰어들지는 않겠지만 필요하다고 판단되고 매물이 나온다면 언제든지 M&A에 뛰어들 것이고 그 정도의 능력은 된다”고 말했다. 하반기 국내 M&A 시장의 최대 매물인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해 박 부회장은 “관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라고 말해 인수전에 뛰어들 의향이 있음을 시사했다. 박 부회장은 다만 “현재로서는 가격이 너무 높게 책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박 부회장은 또 금융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증권사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도 나타냈다. “기존에 인수한 연합캐피탈(두산캐피탈) 등 금융사업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증권업이 필요하다”며 “벤처캐피털, 기업 구조조정 등 향후 증권사가 할 수 있는 업무에 대한 노하우도 쌓여 있다”고 박 부회장은 말했다. 박 부회장이 대우조선해양과 현대건설에 대한 관심 표명은 국내외 M&A 시장의 잠재매물에 대한 두산그룹의 관심을 직접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박 부회장은 “그룹 M&A 전담팀이 필요한 매물에 대해서는 리스트 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리스크 검토 이후 매물이 시장에 나온다면 언제든지 M&A에 뛰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보브캣의 인수도 2년 전 리스트 업 차원에서 검토했다가 잉거솔랜드가 매각의사가 없다고 밝히며 보류했다가 지난 5월 잉거솔랜드의 매각이 통보되며 2달 만에 M&A를 성공시켰다. 두산의 M&A는 박 부회장과 10명 남짓의 정예 인력으로 구성된 CFP(Corporate Financing Project)팀이 주도하며 20건 이상의 M&A를 진행했다. 증권사 인수에 대한 관심도 M&A 이후 자금조달 등에 용이하기 위한 전략의 하나로 풀이된다. 두산그룹은 단기적으로는 두산인프라코어의 제품 라인업을 보완할 수 있는 제조업체의 M&A에 집중할 계획이다. 박 부회장은 “건설중장비인 백호, 노천탄광개발장비(ADT), 불도저 등은 두산인프라가 갖추지 못한 건설기계 라인이지만 지금 시작해 개발하기는 힘든 아이템”이라며 “시장에 매물이 나온다면 라인 업 차원에서 인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두산의 M&A 전략에 대해 박 부회장은 “인수 후 기업가치 증대를 확신하지 않고서는 남들 보다 비싼 가격을 쓰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보브캣을 비싸게 인수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M&A에서는 주어진 가격이 있는 것이 아니라 향후 미래가치를 고려해 가격을 산정한다”며 “우리로서는 제값을 주고 잘 샀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두산의 보브캣 인수금액은 49억달러로 전문가들의 예상(30억달러)을 훨씬 웃돌았다. 인수자금 조달 등 재무적 위험에 대한 우려에 대해 박 부회장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지만 인수자금 조달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보브캣 인수자금 49억달러를 두산인프라코어가 7억달러, 두산엔진이 6억달러, 재무적 투자가가 6억달러를 투자하고 산업은행을 주간사로 신디케이티드론으로 30억달러를 조성해 올해 내 인수대금을 완납할 계획이다. 보브캣 인수 이후 두산인프라코어의 브랜드 전략과 관련해 박 부회장은 “소형은 보브캣, 대형은 두산 브랜드로 승부를 거는 이원화 전략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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