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미 경제전문 방송 CNBC에 따르면 S&P는 최신 보고서에서 지구 온난화 같은 기후변화가 국가의 경제성장률과 공공 부문 재정 등에 타격을 입히면서 대부분 국가의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필리핀을 강타한 초대형 태풍 '하이옌'과 올해 초 영국을 덮친 최악의 홍수 등 지구촌 곳곳에서 이상기후의 피해가 급증하는 가운데 앞으로는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이ㅡ 파장이 국가신용등급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는 셈이다.
자연재해에 따른 비용은 해마다 크게 증가하고 있다. 독일 재보험사 뮌헨리에 따르면 동아시아 국가들이 자연재해로 입는 피해 규모는 과거 연간 100억달러(약 10조원) 미만이었지만 최근 10년 사이 200억달러 규모에서 많게는 500억달러(약 51조원)에 이르기도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자연재해 및 인재에 따른 경제적 손실과 피해액이 최근 10년 동안 두 배 이상 증가해 1조5,000억달러에 이른다고 지적한 바 있다
S&P는 아직 기후변화를 이유로 국가신용등급을 조정한 사례는 없으나 "각종 자연재해가 잦아지고 파괴력이 커지고 있어 국가신용등급에 이런 흐름을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P는 특히 신용등급이 낮은 국가일수록 기후변화에 더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S&P가 꼽은 기후변화에 취약한 상위 20개국은 베트남과 방글라데시·세네갈 등 대부분 아프리카와 아시아 신흥국들이다.
S&P는 "신흥국들은 농업 의존도가 높아 기후변화나 극단적인 기후현상에 취약하다"며 "이들 국가의 금융시장이 재해로 발생한 비용 부담을 감당하기 힘들다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기후변화가 신용등급에 반영되면 전세계 국가신용등급이 양극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S&P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