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파행 장기화 가능성
김용갑의원 발언 파문수습 여야 첨예대치
국회 김용갑발언으로 파행거듭-여야정책협의회 취소 등 전반적 국회일정도 파행
국회는 15일 본회의를 열어 경제분야 첫날 대정부질문을 벌일 예정이나 여야가 김용갑 의원 발언파문으로 대치, 파행을 거듭했다.
특히 민주당은 김 의원의 제명, 사퇴 등 징계와 함께 속기록 삭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사과 등을 요구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김 의원 발언의 속기록 삭제에만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이날 오후의 여야 정책협의회의공적자금 논의가 취소되고 박순용 검찰총장 등에 대한 탄핵소추안 국회보고 등도 불투명, 전반적인 국회일정도 파행을 빚었다.
여야는 이날 최고위원 간담회와 총재단회의, 의총 등을 잇따라 열어 김 의원 발언파문에 대한 대책을 논의한데 이어 총무접촉 등을 갖고 국회 정상화 등 사태수습방안을 협의했으나 서로 기존입장을 고수, 국회 공전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됐다.
민주당은 오전 서영훈 대표 주재로 최고위원 간담회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어 김 의원의 '조선노동당 2중대' 발언은 '반통일적ㆍ반민주적 발언'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김 의원의 제명, 출당 등 징계조치 및 이 총재 등 한나라당의 당 차원 사과를 강도높게 요구했다.
그러나 여권 일부에선 공적자금 국회동의안 처리 일정 등을 감안, 김 의원에 대한 징계를 계속 요구하되 일단 국회를 정상화해 대정부질문을 속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 오후에 국회 정상화 분위기도 감지됐으나 민주당 대부분이 강경입장을 보여 파행의 악순환을 되풀이했다.
민주당 박병석 대변인은 "김 의원에 대해서는 결코 지나칠 수 없는 이데올로기상의 문제인 만큼 응분의 징계가 선행돼야 한다"면서 "이 문제는 국민적 동의도 있기 때문에 여야정쟁과는 차원이 다르며 한나라당측으로부터 납득할만한 조치가 나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이회창 총재 주재로 국회에서 총재단회의를 열어 민주당의 김 의원에 대한 징계 및 이 총재의 사과요구에 대해 검찰총장 탄핵안 및 '동방'사건 등 현안을 흐리기 위한 의도로 규정, 속기록 삭제수준 이상은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총재단은 특히 이같은 방침에도 불구하고 여당이 김 의원의 직접사과와 출당ㆍ의원직 제명 요구를 할 경우 국회를 파행으로 몰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며 분명한선을 그었다. 나아가 한나라당은 여당의 완강한 반발을 "탄핵소추안의 국회보고를 저지하기위한 의도된 움직임"으로 파악하고 "오늘부터의 국회파행 책임은 여당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회창 총재도 총재단회의에서 "여당의 의도가 탄핵소추와 동방사건을 덮기위한 것이 아닌가"라며 "이것을 더 끌고 나간다면 여당은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하게 될 것"이라는 말했다고 권철현 대변인이 전했다.
이 총재는 그러면서 현대문제의 정공법적 해결을 주문하고 '동방비리'의 수사가검찰의 수사능력과 의지 부족에 따른 것임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이 특히 '동방'사건에 대해 특검제를 통한 진상규명 방침을 정하고 대국민서명운동에 착수하기로 결정한 것은 이 같은 맥락에서다.
한나라당이 전날의 수세에서 이처럼 공격적 자세로 선회한 것은 이회창 총재의 주문에 따른 것이며, 무엇보다 당내 '분란 기류'를 잠재우고 탄핵안처리 등에 일사불란하게 대응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양정록기자
구동본기자
입력시간 2000/11/1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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