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딜러들 "환율 1,100원도 가시권"

원·달러 환율 1,062원 '3년8개월만에 최고'<br>당국 7억弗 투입도 역부족…물가불안 더욱 가중시켜


원ㆍ달러 환율이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1,060원대로 올라서자 시장에서는 1,100원도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시각이 우세해졌다. 외환 당국은 이날 7억달러 안팎의 보유 달러를 풀어 개입에 나섰으나 환율 오름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주 1,030원대에 머물렀던 환율은 이번주 들어 1,040원과 1,050원을 잇따라 돌파하며 일주일간 22.7원 급등했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7원60전 오른 1,062원50전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04년 12월10일의 1,067원70전 이후 3년8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환율이 이처럼 크게 오르면서 물가 불안을 더욱 가중하고 있다. 원화 약세는 수입 물가를 끌어올려 시차를 두고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ㆍ달러 환율이 1%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0.07%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환율 상승(원화 약세)은 강(强)달러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어서 더욱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달러 강세에 따른 원화 약세라면 유가 하락이라는 혜택을 누릴 수 있지만 이날 환율 상승은 유가 급등과 동반해서 이뤄졌다. 만약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그만큼 나쁠 수 있다. 고유가에 원화 약세가 겹쳐지기 때문이다. 이날 환율은 60전 내린 1,054원30전으로 거래가 시작된 뒤 곧바로 오름세를 보이며 1,056원선까지 고점을 높였다. 장중 연고점인 1,057원30전 부근에서는 정부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작용하면서 정체 양상을 보였고 점심 시간 중 약 6억~7억달러로 추정되는 외환 당국의 개입 물량이 나오자 1,048원선으로 급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장 막판 달러 매수세가 쏟아져 나오면서 결국 1,060원대에 진입했다. 당국은 지난달 9일에도 점심시간을 이용해 소위 ‘도시락 폭탄’을 투하, 큰 재미를 봤는데 이번에는 사정이 완전히 달랐다. 시장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올림픽 야구 준결승전이 열리고 있는 상황을 당국이 적극 활용한 것으로 봤지만 어설픈 개입으로 끝나버린 것. 어쨌든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지속적으로 상승, 장중 전 고점이었던 1,057원 직전까지 치솟다가 정오를 47분가량 넘긴 시점에 당국이 달러를 매도하자 수직 낙하, 한 때 1,048원까지 미끄러졌다. 당국의 개입이 어느 정도 성공하는 듯했다. 그러나 대기하고 있던 매수세가 곧바로 유입되면서 낙폭을 만회하더니 급반등하기 시작했다. 유가 급등에 따른 정유업체들의 달러 매수,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자금 역송금 달러 수요, 글로벌 신용경색에 따른 역외 달러 매수세 지속, 투신권의 환헤지 관련 달러 매수 등 시장 참가자들은 거의 모두가 달러를 사려고 달려들었다. 코스피지수 1,500선이 붕괴되고 외국인투자자들이 2,728억원가량 순매도하는 상황이라 이찌 보면 원ㆍ달러 환율은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120달러로 다시 올라섰다는 점에 주목했다. 외국계은행 한 딜러는 “당국 개입 외에는 환율이 하락할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며 “이제 1,100원도 확실히 가시권 안에 들어왔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배기자 ljb@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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