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골프장은 페어웨이의 폭이 평균 75m에 달해 관대해 보이지만 요소요소에 크리크(계류)와 벙커가 숨어 있다. 그린도 평평한 듯하면서도 막상 퍼트를 해보면 눈에 띄지 않던 굴곡들이 발목을 잡는다. 전장 또한 길어 폭염 속에서는 고역이 따로 없다. 어렵지 않게 스코어를 줄일 수 있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 반대인 '밀당(밀고 당기기)' 코스인 셈이다.
밀당의 최대 피해자는 조영란(26ㆍ토니모리)이었다. 조영란은 16번홀까지 보기 없이 버디 4개로 선두권을 달렸지만 17번홀(파4)에서 쿼드러플보기(양파)로 와르르 무너졌다. 티샷이 왼쪽으로 벗어나 두 차례나 아웃오브바운스(OB)가 나면서 애써 줄였던 타수를 한꺼번에 잃어버렸다. 이븐파 공동 25위. 17번홀에서 파만 했어도 단독선두로 나설 수 있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뛰는 초청선수 서희경(27ㆍ하이트진로)은 14번홀(파5)에서 진땀을 뺐다. 두 번째 샷이 크리크로 빨려 들어가면서 더블보기를 적어냈다. 그래도 이 홀에서 각각 트리플보기와 쿼드러플보기를 범한 양제윤(21ㆍLIG손해보험)ㆍ이승현(22ㆍ우리투자증권)보다는 나았다. 서희경은 버디와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로 2오버파 공동 57위에 자리했다.
코스와 선수 간의 밀당은 대혼전을 낳았다. 이정민(21ㆍKT)ㆍ이정은(25ㆍ교촌F&B)ㆍ김세영(20ㆍ미래에셋) 등 3언더파 공동선두가 무려 11명이다. 2언더파도 홍란(27ㆍ메리츠금융그룹) 등 6명. 상금랭킹 1ㆍ2위인 장하나(21ㆍKT)와 김효주(18ㆍ롯데)는 같은 조에서 각각 1언더파(공동 18위)와 1오버파(공동 41위)로 선방했다. 초청선수 박희영(26ㆍ하나금융그룹)과 지난 시즌 상금퀸 김하늘(25ㆍKT)은 이븐파로 첫날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