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리 하향안정화 실효 기대/지준률 1.8%P 인하 배경·의미

◎총액 대출한도 축소로 정책금융 감축/OECD가입 따라 재경원 전격 수용정부가 「경쟁력 10% 높이기 운동」의 일환으로 추진해온 은행 지급준비율 추가인하계획이 23일 마침내 확정돼 내달 8일부터 평균 1.8%포인트 인하된다. 그동안 지급준비율을 인하할 경우 파생되는 본원통화증가분에 대해 한국은행은 전액 총액대출한도의 축소로 흡수하자는 입장을 보였고 재경원에서는 중소기업 자금지원 성격인 총액대출한도의 축소보다는 통안증권 발행을 통해 흡수하자고 주장, 팽팽한 견해차이를 보여왔다. 그러나 결국 한국은행과 재경원은 23일 지준율을 내달 8일부터 평균 1.8%포인트 인하하되 통화팽창액의 흡수는 한은의 주장대로 전액 총액대출한도의 축소로 흡수하는 방향으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경원이 한발 물러선 것은 OECD가입이 확정된 상태에서 정책금융 성격을 가진 총액대출한도의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대세를 전격 수용, 결단을 내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준율 인하는 지급준비금으로 묶여있는 은행의 자금을 일부 활용할 수 있는 길을 터줌으로써 은행 수지를 개선, 대출금리의 인하로 이어지도록 하자는 목적에서 추진돼 왔다. 대출금리의 인하는 결국 기업의 금융비용 경감으로 이어지고 이는 기업의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다. 그러나 당초 지준율 추가인하의 방침은 결정됐으나 통화흡수 방식을 놓고 그 시행시기가 늦어짐에 따라 금융시장에서는 적잖은 혼란이 야기됐다. 「경쟁력 10% 높이기 운동」이 발표되면서 그 내용에 지준율 추가인하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자 시장 실세금리가 빠른 속도로 떨어졌고 주식시장도 모처럼 활황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지준율 추가인하가 늦어지면서 시장 금리가 다시 반등하고 주식시장도 기력을 잃어가는 양상을 보였다. 이번에 지준율 추가인하방침이 결정됨에 따라 이같은 금융시장의 혼란은 다소 누그러질 전망이다. 그러나 지준율 추가인하의 방식이 당초 한은의 안대로 결정돼 통화관리여건과 관련해서는 다소 우려의 폭이 줄어들었다. 지난 4월 지준율 인하시에도 통화증발액의 흡수방식에 대해 논란이 많았으나 통안증권 발행을 통해 전액 흡수하되 추후 총액대출한도를 점차 줄여간다는 전제조건하에서였다. 그러나 그같은 조건이 현실적으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는데 한은측의 불만이 있었다. 따라서 이번 추가인하에서 한은의 입장은 총액대출한도의 감축을 통한 통화흡수에 상당히 강경한 의지를 보여왔다. 이번에는 한은의 요구가 전적으로 받아들여짐으로써 통화관리를 담당하는 중앙은행의 입장에서는 안도의 한숨을 쉴 여지가 생겼지만 그만큼 부담도 커졌다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준율 추가인하 자체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우리경제의 고비용­저효율 구조에 대한 지적이 늘어나면서 금리의 하향안정화가 기업 경쟁력 제고의 관건인양 지적돼 왔다. 물론 우리나라의 금리수준이 경쟁국에 비해 높은 것은 사실이나 기업들의 외부차입금 비중이 여타국들에 비해 턱없이 높다는 사실을 지적하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결국 본격적인 경기하강기에 물가불안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지준율 인하라는 경기부양적인 정책이 과연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어느정도 회복시켜 줄 지에 대해서는 사후적으로 검증받아야 할 사안이지만 만일 그 효과가 당초 의도대로 되지 않을 경우의 후유증은 예상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김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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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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