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KT 영화사업 "투트랙 전략으로"

국내영화 제작·배급은 신중하게 접근… 해외작품 수입·드라마 제작은 적극<br>싸이더스 중심 콘텐츠 전략 수정 "속도조절"… 올리브 나인 드라마 제작엔 공격적 사업 확장



KT가 영화계의 오랜 불황으로 인해 기존 방침을 대폭 수정, ‘투트랙(two-track)’전략으로 영화사업에 대한 속도조절에 나섰다. 투트랙 전략이란 국내 영화 제작ㆍ배급은 신중하게 접근하는 대신 해외영화 수입과 드라마 제작 등에 좀더 무게를 싣는 것을 의미한다. 몇 해 전 자회사로 합병한 싸이더스FNH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다 인터넷 자회사인 KTH 마저 영화파일 불법다운로드를 방치했다는 이유로 검찰에 기소되는 등 KT의 충무로 진출이 순탄치 못한 게 직접적인 배경. KT는 신규 영상펀드 조성을 무기한 연기하고 시장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 하지만 할리우드 등 해외 메이저 스튜디오와의 전략적 제휴를 물밑에서 추진하고 드라마제작 자회사인 올리브나인의 그룹 내 비중을 강화하는 등 30여개 방안을 검토하는 등 신성장 엔진을 찾기 위해 고심중이다. ◇싸이더스 중심의 콘텐츠 전략 수정 = KT가 지분 51%를 보유한 싸이더스FNH는 한때 국내 최대 영화 제작사 중 하나였지만 KT에 인수된 뒤부터 이렇다 할 흥행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싸이더스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이장과 군수’‘죽어도 해피엔딩’‘어깨너머의 연인’ 뿐 아니라 투자ㆍ배급까지 맡았던 ‘용의주도 미스신’과 ‘라듸오 데이즈’가 잇달아 흥행에 참패했다. 이에 따라 15명에 이르던 마케팅 직원은 1명만 잔류하고 모두 제 살길을 찾아 회사를 떠났을 만큼 시련을 겪었다. 충무로에서는 KT의 ‘돈맛’을 본 뒤부터 싸이더스가 예전만 못하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 정도. 이치형 KT 콘텐츠 사업담당 상무는 “영화사 싸이더스FNH를 중심으로 KT의 콘텐츠 사업이 진행됐지만 이것과 관련, 여러 다른 방안들을 고민하고 있다”며 “다만 영상 콘텐츠에 무게를 둔다는 기본 방향과 전략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영화제작사인 올리브 나인의 입지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올리브 나인은 KT가 인터넷TV(IPTV)사업을 위해 지분 19%를 보유한 드라마 제작사로 최근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판권을 소유하기 위해 외주제작 대신 독립제작 비중을 확대하고 있으며 일본 등 해외 업체와 공동으로 드라마를 제작하는 등 KT의 콘텐츠 사업에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것. 올리브 나인은 일본 제작사와 손잡고 ‘아스카의 연인’ 등을 올 12월 방영할 계획이다. ◇해외 메이저 스튜디오와 제휴 추진 = KT는 국내 영화제작만으로 양질의 영상콘텐츠를 확보할 수 없다고 판단, 할리우드 등 해외 메이저 영화사ㆍ드라마 제작사와의 제휴를 추진할 방침이다. KT의 한 관계자는 “해외 메이저와의 제휴 강화는 기존에 (미국 메이저 업체들이) CJ나 오리온과 계약을 맺고 있어 쉽지 않다”면서도 “기회가 되면 제휴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반영하듯 올 하반기 싸이더스의 국내 투자ㆍ배급 작품은 해외 수입영화 보다 비중이 더 작은 상황. 싸이더스는 올 하반기 ‘1724 기방난동사건’ 등 2~3편을 개봉하는 반면 할리우드 영화 ‘100피트’‘눈먼자들의 도시’ 등 5~6편을 배급할 예정이다. 투자ㆍ배급에 위험부담이 큰 국내 영화보다 값싼 외화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KT의 영상펀드 조성이 늦춰진 것은 사실이지만 영화계의 거품이 꺼지고 구조조정이 끝나 재편되는 시점에 맞춰 자본을 앞세워 물량 공세를 펼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KT가 영화사업에서 자리잡기 위해 풀어야 난제도 있다. KT 자회사인 KTH가 웹하드인‘아이디스크’를 통해 영화 불법 저작물 유통을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좀더 귀 기울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아이디스크는 영화 불법파일을 대량으로 유통한 대표적인 불법 웹하드 업체로 KTH는 불법 콘텐츠 공유 서비스인 아이디스크 운영을 통해 지난해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며 “이는 약 1억3,000만건의 영화 콘텐츠가 정당한 대가 없이 불법 다운로드 됐다고 추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KT 측은 “협회의 주장은 일방적인 것으로 아직 법률적인 판단이 나오지 않은 상태”라며 “콘텐츠 사용료를 놓고 영화제작사와 이견이 있는데 이에 대한 불만으로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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