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나라 바꾼 선수들 명암 교차

2004아테네올림픽에서 국적을 바꾼 선수들의 명암이 엇갈렸다. `새 나라에 영광을 바치겠다'는 출사표를 던지고 대회에 출전했지만 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이 있는 반면 제 실력도 못 내고 무너진 선수들도 숱하다. 애냐 해치(26.미국)는 지난 96년 세계체조선수권에서 동메달을 따 쿠바에 첫 국제대회 메달을 선사하며 올림픽 출전권을 땄지만 쿠바 당국이 비용을 이유로 올림픽출전을 허락치 않아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했던 선수. 그러나 미국으로 망명, 새 삶을 찾아 마침내 올림픽 무대를 밟은 해치는 자신의장기인 도마에서 9.562점을 받아 미국의 단체 준우승에 한 몫을 했고 도마 결승에서도 9.481점을 받아 2위를 기록, 올림픽 출전의 한을 깨끗이 털었다. 지난 96년 애틀랜타올림픽 여자 배드민턴 은메달리스트인 미아 아우디나 팁타반은 99년 네덜란드인과 결혼, 인도네시아 국적을 버렸고 이번 올림픽 여자 단식에서남편의 나라에 다시 은메달을 안겼다. 이리나 라시코도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독립국가연합, 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러시아 소속으로 각각 은메달을 따냈지만 이번에는 남편의 나라 호주에 다이빙 여자 3m 스프링보드 동메달을 선사했다. 알바니아에서 태어나 조부모의 나라로 돌아온 그리스의 `역도 영웅' 피로스 디마스는 온 국민의 성원을 받으며 역도 85㎏급 올림픽 4연패에 도전했지만 마지막 무대를 소박한 동메달로 장식했다. 정상급 실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옮긴 나라를 대표해서는 허망한 성적을낸 선수들도 눈에 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특급선수들이 즐비한 미국의 선발전을 피해 영국으로 적을옮긴 말리치 데이비스와 불가리아에서 `석유부국' 카타르로 국적을 옮기고 이름까지바꾼 아사드 사이드 사이프 아사드. 데이비스는 남자 육상 400m 1회전에서 5위에 그치면서 예선 탈락했고 1,600m계주 결승에서도 5위에 그쳐 영국 대표팀 구성 직전에 급조한 여권을 택배를 통해받아들고 이민간 보람을 잃었다. 지난 해 세계선수권 남자 역도 105㎏급에서 우승한 아사드 사이드 사이프 아사드는 카타르에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됐지만 용상에서 3차 시기를 모두 실패해 실격, 고개를 떨궜다. 일본에서 스페인으로 귀화한 우에마쓰 기요시는 유럽선수권 챔피언이라는 명성에도 불구하고 남자 유도 73㎏급에서 브라질의 레안드루 구일레이루에게 덜미가 잡혀 1경기만 치르고 경기장을 떠나는 치욕을 맛봤다. 그루지야에서 태어나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독립국가연합을 대표해 금메달을 목에 건 아카키오스 카키아스빌리스는 할머니와 어머니의 나라 그리스로 국적을옮긴 선수. 디마스와 함께 올림픽 3연패를 일궈 그리스의 역도영웅이 됐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용상에서 3시기에 모두 실패, 실격을 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지난 80년 모스크바올림픽부터 6차례나 자메이카를 대표해 올림픽에 출전해왔던멀린 오티는 자메이카의 치열한 경쟁을 피해 슬로베니아로 귀화해 7번째 올림픽 트랙에 나섰지만 200m 준결승에서 5위로 탈락한 데 이어 100m 준결승에서 경기 중레이스를 포기했다. (아테네=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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