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뮤지컬 리뷰] 이블데드

재치있는 대사에 흥겨운 노래… 객석에 피 뿌리는 이벤트도 인기


소극장 뮤지컬에는 이른바 흥행공식이 있다. 남녀주인공의 달콤한 로맨스에 말장난, 몸 개그를 적절히 버무린다. 객석에서 박수를 따라 칠 수 있도록 단순하고 신나는 리듬을 뮤지컬 넘버 곳곳에 삽입한다. 말주변이 좋은 조연 배우를 통해 몇몇 관객을 개그의 대상으로 삼거나 관객들에게 농담을 건네 객석의 웃음을 유발한다. 얼굴이 잘 알려진 스타를 주인공으로 기용하면 금상첨화이다. 지난 18일 서울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랙에서 개막한 뮤지컬 '이블데드'는 흥행공식을 충실히 따른 작품이다. 조연 정상훈(스콧)과 백민정(셸리)이 재치 있는 대사로 객석을 줄곧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원더걸스의 '텔미', 캐롤 '징글벨' 등 귀에 익숙한 흥겨운 곡을 뮤지컬 넘버에 끼워 넣었다. 주인공 애쉬 역에는 뮤지컬 스타 류정한이 출연해 능청스러운 연기를 펼쳤다. 뮤지컬 '이블데드'는 1980년대 인기를 끈 동명의 호러 영화 시리즈를 무대에 옮겼다. 영화와 달리 공간의 제약이 있다는 약점을 개그를 통해 자연스럽게 넘겼다. 미니어처 소품을 이용한 상황 설정에서 객석은 웃음바다가 됐다. 가장 기대를 모았던 특수객석, 즉 '스플래터 존'은 인기 만점이었다. 공연 마지막 부분 애쉬에 의해 단검에 찔린 좀비들이 객석으로 뛰어들어 온통 피를 뿌린다. 좀비 분장을 한 배우들과의 신체 접촉은 피할 수 없다. 상황을 즐기거나 눈을 질끈 감는 수밖에. 음악은 재치가 돋보였다. 공연의 하이라이트 장면에서는 익숙한 음악이 귀에 들어온다. 여주인공 애니의 죽음을 목격한 주인공 애쉬가 좀비 사냥을 다짐하며 부르는 노래. "그 꿈, 이룰 수 없어도. 싸움, 이길 수 없어도…"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의 주제가를 패러디 한 장면에서는 박수소리와 환호가 끊이지 않았다. 영어를 직역하는 대신 인터넷 신조어와 20대들이 즐겨 사용하는 비속어를 사용해 개사한 점도 공연의 재미를 살렸다. 주연배우 류정한의 연기는 빈틈이 없었고, 여주인공 애니와 조연 셸리의 1인 2역을 맡은 백민정은 완벽한 변신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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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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