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환율發 대혼란…'9월 위기說' 현실화되나

달러 부족에 주식·금리 초토화…'검은 9월' 전주곡?<br>외국인 자금이탈등 외화 유동성 위기 가능성도 고조<br>"가계 부채 등 금융기관 전이땐 더 큰 재앙 덮칠수도"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이 27원이나 폭등, 1,116원을 기록하자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환율 추이를 지켜보는 딜러들의 표정이 굳어 있다. /배우한기자

환율發 대혼란…'9월 위기說' 현실화되나 달러 부족에 주식·금리 초토화…'검은 9월' 전주곡?외국인 자금이탈등 외화 유동성 위기 가능성도 고조"가계 부채 등 금융기관 전이땐 더 큰 재앙 덮칠수도" 홍준석 기자 jshong@sed.co.kr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이 27원이나 폭등, 1,116원을 기록하자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환율 추이를 지켜보는 딜러들의 표정이 굳어 있다. /배우한기자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검은 9월(Black September)'의 전주곡인가. 9월 첫날부터 금융시장이 환율이 치솟으면서 대혼란에 빠져들자 그동안 설(說)로 떠돌던 '9월 경제위기'가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대내외 여건 모두 달러유동성 부족을 부추기는 방향이어서 환율불안에 따라 제2ㆍ제3의 충격이 금융시장을 덮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금융시장의 불안은 투자 및 소비 부진을 불러오고 이는 가뜩이나 위축된 경기를 더욱 얼어붙게 해 한국경제가 총체적 위기국면에 접어들게 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환율발(發) 금융시장 대혼란=1일 세계경제 둔화라는 초강력 허리케인이 국내 금융시장에 상륙, 환율ㆍ주식ㆍ금리를 초토화시켰다. 이날 금융시장 대혼란의 진앙지는 환율이었다. 지난주 말 달러화에 대한 영국 파운드화가 지난 1992년 이후 최저치로 폭락하고 영국 재무장관이 "60년래 최악의 경제위기를 맞고 있다"고 밝히는 등 강달러 흐름이 명확해진 데 영향을 받아 환율은 장이 열리자마자 급등했다. 8월 무역수지가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는 소식은 전주말 7월 경상수지와 자본수지 적자라는 악재까지 더해져 환율을 1,100원으로 끌어올렸고 은행권ㆍ투신권ㆍ수출업체의 추격매수까지 이어지며 1,120원선까지 이르게 했다. 신용경색 위기 악화, 유럽과 일본 등 글로벌경기 침체 전망으로 개장 초 하락했던 주가는 환율급등에다 9월 위기설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마저 겹치면서 1,410선으로 추락했고 채권 금리 역시 환율폭등으로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감이 고조되면서 급등했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이 9월 위기설과 맞물려 환율급등으로 패닉 상황에 빠졌다"면서 "환율 상승세가 계속된다면 채권 등 금융시장 위축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외화유동성 위기 현실화되나=금융시장이 패닉에 내몰리자 외화유동성 부족과 관련된 위기가 정말 닥치는 게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한층 높아졌다. 실제 달러 수급에는 비상벨이 울렸다. 6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순대외채권은 27억달러에 불과해 순채무국으로의 전락이 불가피하다. 이 경우 대외신인도에 악영향을 미쳐 은행권의 달러차입이 훨씬 어려워질 수 있다. 또 7월 경상수지 적자 전환으로 올들어 누적적자는 78억달러에 달하고 외국인의 채권ㆍ주식 이탈로 자본수지 누적적자도 110억달러에 이른다. 여기에 역외세력과 투신권의 환헤지용 매수세도 거세다. 달러가 '씨'가 말라가고 있다는 얘기다. 결국 달러부족은 환율상승을 부추겨 외국인의 주식매도를 더 자극하는 한편 금융시장 전반에 불안감을 가중시켜 이달 7조원의 외국인 만기보유 채권이 재투자가 아닌 대규모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진우 NH투자선물 부장은 "달러난으로 촉발된 경제위기가 시작된 듯하다"고 말했고 홍승모 신한은행 차장은 "9월 대란은 아니더라도 환율발 금융시장 충격이 크다"고 전했다. ◇'더 센 놈 오나' 불안감 증폭=금융지표는 물론 거시경제 지표까지 온통 '빨간불'이 켜지면서 한국경제를 바라보는 대내외 시각이 어두워지고 있다. 현석원 현대경제연구원 금융실장은 "9월 외국인 채권 상환에 대한 대비책이 있더라도 9월 위기설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며 "유동성 부족으로 가계 및 건설사 부채 문제가 커져 대출기관의 건전성까지 전이된다면 그 폭발력은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9월 위기설이 근본적인 문제가 아니라 향후 더 큰 위기가 한국경제를 덮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오석태 한국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금융위기와 맞물려 가계ㆍ중기ㆍ외채 등 우리나라의 빚이 너무 많다는 게 큰 문제"라며 "부채요인을 해결하지 않는 이상 안개정국에 휩싸인 한국경제는 불안심리가 이어지면서 위기설이 계속 터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에 대한 해외 전망도 비관적으로 흐르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한국의 대외채무가 급증하면서 외국계 자금들이 원화 매도를 부추기고 있다"며 "부채 롤오버의 잠재적인 어려움이 외환보유액 감소 우려와 함께 원화에 하락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더타임스는 "한국은 프레디맥과 패니매에 투자한 외환보유액 평가손과 외환당국의 환시개입 실패로 본격적인 위기로 향해가고 있다"며 "이는 한국이 감당하기 어려운 게임"이라고 보도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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