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는 8일 국제중과 외국어고ㆍ특수목적고ㆍ자율형사립고의 사배자 전형 기준을 강화한 가이드라인을 개발해 다음달 시도 교육청에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과부의 한 관계자는 "전형 기준 강화 내용은 앞으로 마련해나가야 할 문제"라면서도 "경제적 요건을 추가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도 "비경제 전형에 경제 제한을 두는 보완책을 생각할 수 있다"며 "경제적 요건을 반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단체들도 일제히 사배자 전형에 경제 요건 반영을 주문했다. 하병수 전국교직원노조 대변인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으로 제한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고 임종화 좋은교사운동 대표는 "사배자 전형은 초기에 정원 미달로 조건이 완화된 것인데 소득을 기준으로 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실장도 "경제적 조건이 붙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형 조건 강화로 인한 미달사태에 대해서는 이들 모두 "귀족학교라는 오명을 벗고 다양한 계층에 교육기회를 준다는 차원이라면 문제될 것 없다"고 말했다.
앞서 사배자 전형 논란은 1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이 영훈국제중에 한부모가정 자격으로 합격하면서 시작됐다. 서울시의회 등에서 영훈국제중의 입학 부정 의혹을 잇따라 제기한 데 이어 이날에는 전여옥 전 국회의원의 아들이 사배자 다자녀가구 전형으로 자율형사립고인 장훈고에 입학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2013년도 영훈국제중의 비경제적 배려대상자 합격생 16명의 부모 직업을 보면 의사(2명), 변호사(1명), 사업가(3명)를 포함해 회사원(2명), 종교인(1명) 등의 자녀 9명이 다자녀 가정 조건으로 입학했다. 그러나 장애인이나 아동복지시설 출신, 소년소녀 가장, 조손가정, 북한이탈주민, 환경미화원 자녀 등은 비경제적 배려대상 전형 합격자 중에 한 명도 없었다.
교과부 집계에 따르면 2013학년도 자사고 49개교, 외고ㆍ국제고 38개교, 과학고 21개교 등 전국 108개 학교(국제중 제외) 신입생의 17.9%인 4,656명이 사배자 전형으로 입학했다. 이 중 비경제적 사배자는 2,440명으로 전체 사배자의 52.4%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