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SK, 휴대폰 제조서 손뗀다

'텔레시스' 통신장비 집중키로<br>"스마트폰 약진 적절 대응못해"

SK그룹의 통신장비 계열사인 SK텔레시스가 휴대폰 사업에서 철수한다. SK텔레시스는 이달 안으로 휴대폰사업부를 정리하고 기존 주력사업인 통신장비에 전력을 집중한다고 14일 밝혔다. 다만 이미 판매된 제품의 고객 서비스를 위해 고객상담 인력은 당분간 유지할 방침이다. SK텔레시스는 지난 2009년 10월 'W폰'을 출시하며 국내 휴대폰 시장에 진출했다. 팬택에 매각하고 남은 SK텔레텍 인력을 기반으로 휴대폰 단말기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전략이었다. SK그룹 내에서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SK텔레콤과 마케팅을 담당하는 SK마케팅앤컴퍼니 등을 하나로 묶어 이동통신 시장에서 대대적인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구상도 더해졌다. 당시 SK텔레콤 내에서는 SK텔레시스의 휴대폰 사업 진출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휴대폰 시장의 변동성이 큰데다 삼성전자ㆍLG전자 등 대기업과의 마케팅 경쟁에서 승산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SK텔레시스의 모기업인 SKC의 최신원 회장이 휴대폰 시장 진출을 강하게 피력하면서 국내 다섯 번째 휴대폰 제조사가 됐다. 최 회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형이다. SK텔레시스가 지금껏 선보인 휴대폰은 일반휴대폰 4종과 스마트폰 2종 등 모두 6종이다. 제품 전량을 SK텔레콤에 독점 공급하면서 초기에는 KT의 휴대폰 자회사인 KT테크와 경쟁구도를 형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1개월 뒤 애플이 '아이폰'을 국내에 출시하면서 국내 휴대폰 시장은 스마트폰으로 급격히 재편됐다. SK텔레시스는 지난해 200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자금난에 시달렸다. 최 SKC 회장은 올 초 1.1%였던 SK텔레시스 지분을 최근 40.78%까지 늘리고 두 차례의 유상증자까지 단행했지만 실적개선에는 이르지 못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으로 국내 휴대폰 시장이 급격히 재편되면서 이에 대응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실적부진을 겪고 있는 KT테크의 입지도 한층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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