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기업이 나서야 5% 성장 가능하다

경제성장률 하락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이 우리경제의 장기불황 가능성을 일축하고 5%대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노 대통령은 외국인 투자기업 CEO 간담회에서 “한국경제가 침체를 겪고 있는데 대해 어떤 분들은 장기불황을 우려하기도 하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 ‘한국경제는 여전히 기초가 좋은 상태이며 내년부터 회복될 것’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진단과 전망을 들어 경제회복에 자신감을 피력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고유가ㆍ내수부진ㆍ환율하락 등을 불안요인으로 꼽으며 철저히 관리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발언은 우리경제의 문제점을 잘 파악하고 있으며 여기에 제대로 대처해 경제를 살리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기업을 비롯한 경제 주체들의 불안심리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문제는 내년 경제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는 것보다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훨씬 많은 데서 보듯 상황이 낙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민간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내년 성장률이 4%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며 그동안 낙관론으로 일관하던 정책당국까지 그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성장잠재력 약화와 함께 이미 장기불황의 초입에 들어섰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장기불황 늪으로 빠져 들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의욕을 살리는 일이 시급하다. 투자부진은 당면 경제난의 가장 큰 원인이다. 투자부진-고용사정 악화-소득감소-소비위축-내수부진의 악순환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미 수없이 지적했듯이 규제의 획기적 완화와 정책의 최우선순위를 경제 살리기에 두어야 한다. 기업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와 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추진중인 개혁 과제들도 탄력적으로 대응, 정책 불확실성을 해소함으로써 기업들이 마음 놓고 기업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부동산시장의 연착륙도 중요한 과제이다. 집값이 떨어지면 자산가치가 줄어들어 소비 침체를 심화시키고 금융기관의 부실을 초래할 우려가 크다. 부동산시장 안정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노 대통령이 두달 전 TV방송을 통해 ‘경제 안정을 위해서는 집값이 떨어지는 것보다 현수준에서 유지되는 게 좋겠다’고 말한 것도 이런 걱정 때문이었을 것이다. 정부의 건설경기 연착륙대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은 주택 신규공급이 크게 줄어들고 거래도 실종되다시피 하면서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 부동산가격 급락에서 비롯됐음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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