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사면초가에 빠진 경제, 대책 서둘러야

경제가 사면초가에 빠져들고 있다. 유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고 속수무책인 원화환율도 연일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 고유가와 원고(高)를 감내하기 어려운 기업들은 잇따라 비상경영에 들어가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경영권승계 문제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재계가 더욱 움츠러들어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문제는 대외여건이 너무 급작스레 악화돼 우리가 충분히 대응할 시간이 없다는 점이다. 원달러 환율은 어제 8원80전이나 떨어진 939원80전을 기록, 940원대마저 단숨에 깨졌다. 작년말 환율이 1,011원이었으니 올들어서만 무려 8%나 하락한 셈이다. 엔화에 대한 원화환율도 100엔당 810원대로 추락했다. 기업들의 원가절감노력도 한계에 봉착해 중소기업은 말할 것도 없고 대기업들조차 수출을 포기하고 있다. 유가는 가히 가공할만한 수준이다. 두바이유는 70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내휘발유가격은 리터당 1,700원를 넘보고 있다. 무역협회는 원유도입가격이 65달러를 넘으면 무역흑자가 175억달러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기름값인상으로 인한 국제수지악화, 인플레압력고조, 소비위축 및 생산감소, 고용감퇴 등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는 것이다. 더욱 답답한 것은 정부의 안일한 대응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유가와 환율 등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여전히 낙관론을 외치고 있다. 유가는 환율하락으로 만회하고 있고, 성장세는 유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고유가와 환율하락이 이제 추세로 정착돼 가고 있다는 점에서 낙관론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검찰도 수사의 장기화로 빚어진 현대차의 대외이미지 실추, 딜러 이탈, 해외사업차질 등은 물론 재계의 위축이 국가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노동계도 생각을 바꿔야 한다. 민주노총은 비정규직법안이 통과되면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하는데 지금은 총파업이 아니라 총력적인 협력을 해도 경제가 살아날까 말까할 판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