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고령자 파산 급증

60대이상 11.5%… 의료비 증가가 원인

고령 인구가 늘어나면서 고령자 파산이 부쩍 늘고 있다. 1일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수석부장판사 이진성)의 개인파산ㆍ개인회생제도 운영실태 분석자료에 따르면 개인파산 사건이 올 1~8월 2만7,269건이 접수돼 이미 지난해 전체 건수(1만7,772건)보다 53%나 늘었다. 특히 고령 인구가 급증하면서 개인파산 신청자 중 60대 이상의 비중이 2004년 6.3%에서 지난해 9.7%, 올해(1~8월) 11.5%로 크게 증가했다. 파산부 남성민 판사는 “개인파산 원인 중 ‘병원비 지출’의 비중이 2004년 1.3%, 작년 3.2%, 올해 6.8% 등 매년 배 이상 증가해 고령자의 파산 신청 증가와 비례관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뚜렷한 노후대책이 없는 고령 채무자의 의료비 지출에 따른 개인파산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또 남성에 비해 여성 파산자가 여전히 많은 것도 특징이다. 올해 접수된 파산신청자중 여성이 54.4%, 남성이 45.6%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도 남녀의 비율이 각각 39.8%, 60.2%인 것으로 나타났었다. 이는 여성들이 생계비 마련을 위해 소자본 창업을 했다가 망하거나 가족의 진 부채를 떠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개인회생 사건은 올 1~8월 4,910건이 접수돼 지난해 같은 기간(5,007건)보다 2% 감소했다. 개인회생보다 개인파산 신청을 선호하는 이유는 회생의 경우 5년 간 일정 채무를 갚아야 하고 회생이 인가된 후 다시 연체자가 되면 인가 결정이 취소되는 부담이 있지만 파산의 경우 법원의 면책결정으로 한번에 채무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법원은 설명했다. 남녀별 비중은 개인회생에서는 남성(60.3%)이 높은 비율을 보였다. 상대적으로 경제활동 인구가 많은 남성은 파산시 불이익이나 신용 실추 등 부작용을 감안해 `채무 면책'을 받는 파산보다 채무를 5년 간 갚는 회생 절차를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법원은 분석했다. 학력이 높을수록 개인회생 채무자가, 낮을수록 개인파산 채무자가 많았고, 채무액은 개인회생(74.7%) 및 개인파산(76.3%) 모두 `1억원 미만'이 가장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진성 파산수석부장판사는 “개인회생ㆍ파산 제도에 대해 ‘도덕적 해이’를 우려하는 지적도 있지만 절대 다수는 절박한 상황에 처해 신청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 개인회생ㆍ파산자에게 가해지는 금융거래 제한, 근로상 불이익 등 차별을 줄이는 방안을 향후 사회적 합의를 통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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