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부시 곤경탈출 ‘청량제’ 역할 기대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체포는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에 국내외적 입지 강화라는 선물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후세인 체포는 핼리버튼의 이라크 재건 계약 스캔들 등 여러모로 곤경에 몰려있던 부시 행정부에 돌파구를 열어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라크 문제는 내년 미 대선의 주요 쟁점 중 하나라는 점에서 대선 판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후 비판여론 일소…테러 전쟁 명분도 제고=미군이 후세인을 생포함으로써 부시 행정부는 전후 비판여론 일소는 물론 국내외적 입지 강화에 따라 자신들의 정책을 한층 자신 있게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그 동안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전을 통해 후세인 체제를 전복시키는데 성공했지만 후세인 추종세력에 의한 자살테러가 빈발하면서 국내외의 비난 여론에 시달려 왔다. 특히 이라크 재건 계획을 독단적으로 추진하면서 불거진 국제적 마찰은 부시 행정부 내부의 분열과 지지도 하락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후세인을 생포함으로써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 정책과 관련한 국제 정치무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됐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 경제가 회복되고 있는 상황에서 부시 행정부의 `아킬레스 건`이었던 대외 여건마저 개선될 경우 부시 행정부 대내외 정책은 날개를 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후세인 체포는 부시 행정부가 대 테러전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데 상당한 명분을 줄 가능성이 크며, 행정부 내의 결속력 역시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선 판도에 큰 영향…딘 `타격`가능성=워싱턴의 정치 분석가들과 언론들은 부시 대통령이 후세인 체포로 인해 악화되던 여론을 반전시킬 수 있는 호기를 맞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면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정책 실패를 공격해 온 민주당 대선주자들, 특히 반전론을 토대로 무명 후보에서 일약 선두주자로 떠오른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에게 타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민주당 주자들은 선거전략을 새로 짜야 할 것”이라는 빌 프리스트 상원 의원(공화당 총무)의 말을 인용, 미 정치판의 이해득실 계산에서 부시 대통령이 상당한 이득을 챙겼음을 강조했다. 심지어 아메리칸대의 앨런 리치먼 교수는 “민주당 주자들이 당분간 부시 대통령에 대한 효과적인 공격 거리를 잡을 수 없을 것”이라며 미국 경제가 상승 기조를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부시 대통령의 `불패`를 예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에게 `후세인 효과`가 지속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후세인의 체포로 이라크 저항세력의 공격이 줄어들 가능성은 크지만 후세인 추종세력 외의 여타 저항세력에 의한 공격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후세인에 대한 전범 재판과정에서 후세인이 대량살상무기를 개발, 숨겨놓았다는 점이 입증되지 못할 경우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전쟁 정당성 자체에 대한 논란이 재연돼 도리어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구영기자 gy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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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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