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는 주택업계 판도를 바꿔놓을 중대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간아파트의 분양가 원가공개 및 분양가상한제 적용, 가점ㆍ감점제 도입을 내용으로 한 새 청약제도 시행, '반값아파트' 시범 공급 등 주택 공급체계가 올해 대대적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업계에 일대 회오리를 몰고 올 이 같은 주택공급시장의 변화는 중견 주택업계에 도전과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중견 주택업체들은 연초 저마다 비상한 각오로 공격경영을 선언하며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중견 주택업체의 최고경영자(CEO)들을 차례로 만나 새해 경영전략과 시장전망을 들어본다. “올해를 2012년 매출 3조원 회사로 도약하는 ‘점프1ㆍ2ㆍ3전략’ 추진의 원년으로 삼겠습니다” 조대호(39ㆍ사진) 월드건설 사장이 새해 회사의 경영비전을 이같이 제시하며 공격경영을 다짐하고 나섰다. 월드건설은 올해 국내에서 사업규모가 약 7,000억원인 울산 매곡동 2,835가구 등 대형 도시개발사업을 포함해 총 5,802가구(잠정)의 아파트를 공급할 계획이다. 사업규모로 볼 때 1조3,000억원 정도인 이 같은 공급물량은 월드건설 창사 23년만에 최대규모이다. 그러나 조 사장은 월드건설이 2012년 매출 3조원 회사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주택사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다. 이에 따라 월드건설은 사이판 월드리조트 운영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주택개발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주택연관 업종 위주로의 사업구조 다각화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미국 본토와 괌, 캐나다 등에서 총 95만여평에 달하는 토지를 확보, 7개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또 종합부동산그룹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홈오토메이션 등 주택 정보통신 및 부동산 금융사업의 라인업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조 사장은 “주택사업만으로는 잘 해야 매출 2조원 안팎 달성에 그칠 것”이라며 “우선 핵심 경쟁력인 주택사업에 역량을 집중,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마련한 뒤 점진적인 사업다각화를 통해 나머지 매출 1조원 실적을 이뤄내겠다”고 포부를 나타냈다. 조 사장은 외형 뿐만 아니라 내실도 강화해 대형 우량 건설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며 의욕으로 가득 차 있다. 조 사장의 목표는 월드메르디앙를 2010년 아파트 브랜드 톱5에 올려놓겠다는 것이다. 월드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에서 48위를 차지했으나 브랜드 선호도에선 8~11위에 올라 주택 전문업체로는 수위를 달리고 있다. 덩치는 중견업체이지만 브랜드 선호도는 대기업이란 얘기다. 하지만 주택분야에서 진정한 차별화를 이루려면 브랜드 선호도에서 적어도 5위권에 들어가야 한다는게 조 사장의 생각이다. 조 사장은 “올해 주택시장에서 택지난 심화와 공영주택 공급 확대 등으로 대형업체의 영향력이 강화되는 반면 중견업체들의 입지는 좁아지는 양극화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전 분양가 상한제가 실시될 때도 이미 패션아파트, 인테리어아파트를 모토로 품질을 차별화해 성공했다”며 “분양가 상한제가 부활되더라도 자신감을 가지고 대처하면 목표달성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