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공매시장이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하반기 국내경기가 어두울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공매 투자자들도 선뜻 부동산 매입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14일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따르면 지난 2주간 서울ㆍ수도권과 대전ㆍ충남, 부산 등 인기투자지역에서 입찰 된 공매물건 1,029건 중 131건만이 낙찰돼 12.7%의 낙찰률을 보이는 데 그쳤다.
용도별로는 특히 아파트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이 기간 중 낙찰된 아파트 물건은 전체 낙찰물건의 12.9%에 불과한 17건에 그쳤다. 이는 이 달부터 재건축관련 규제를 강화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시행된데다가 서울시가 재건축허용기준 연한을 상향 조정함에 따라 재건축을 비롯한 전체 아파트 시장이 침체국면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한동안 인기를 끌던 상가점포도 이 기간 중엔 10건만이 낙찰되는 등 투자열기가 시들해진 모습을 보였다. 이는 최근 굿모닝시티 사건이 터지면서 대형 쇼핑몰을 위주로 한 상가투자시장이 위축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토지에 공매열기는 여전했다. 당장 집을 지을 수 있는 대지물건의 경우 40건이 낙찰돼 전체 낙찰물건의 30.5%를 차지했다. 토지 공매열기가 가장 뜨거웠던 곳은 부산지역. 부산신공항ㆍ신항만 건설과 정관택지개발지구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토지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기간 중 낙찰된 부산지역 공매물건의 절반에 가까운 47%가 대지 물건이었다.
자산관리공사의 김성렬 부동산플라자 팀장은 “공매를 통해 취득한 토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도 별도의 허가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개발예상지역을 중심으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