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그룹 경영난… 금호미술관 어디로?

■ 소장품 어떻게… 국가 등록 '공공재산'으로<br>자금 마련 위해 매매 불가<br>■ 미술관 운영은… "계열사서 배당금식 지원 아직까지 큰 영향은 없어"

지방작가 발굴과 신진작가 지원에 기여해 온 사간동 소재 금호미술관.

금호그룹의 위기에도 아랑곳 없이 현재 이곳에서는 '개관 20주년 기념전'이 열리고 있다.

금호그룹의 구조조정 속에 금호미술관의 앞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채권단의 금호그룹 계열사 분리 결정에 따라 금호미술관과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소장한 작품의 향방에도 궁금증이 커지는 상황이다. 종로구 사간동 소재 금호미술관은 지방작가 발굴ㆍ지원을 목표로 1989년 관훈동에 금호갤러리로 개관해 1996년에 지금의 위치로 옮겼고, 현재는 '금호미술관 20주년 기념전'이 열리고 있다. ◇금호미술관 소장품 어떻게 되나 2008년 9월 미국의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직후, 크리스티와 소더비 같은 경매회사를 중심으로 한 세계 미술계의 관심은 그 소장품으로 쏠렸다. 이 회사가 1970년대 전성기 때 사둔 현대미술품이 수십~수백 배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283점의 '리만 컬렉션' 경매가 열렸고 총 135억 달러의 판매기록을 세웠다. 그렇다면 '사재출연'의 압박까지 가해진 금호그룹의 입장에서, 미술관 소장품을 팔 수는 없을까. 답은 '매각할 수 없다'이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관리 중인 4,000여 작품은 변관식ㆍ이대원ㆍ오지호 등 근대작가부터 이동기ㆍ정연두ㆍ정재호 등 현대작가까지 아우른다. 작가들의 초창기 작품을 수집한 것이라 이 중 상당수는 수십 배 이상 가격이 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들은 국가에 등록된 '등록소장품'이라 매매할 수 없다. 국가가 아닌 재단에 등록된 소장품이어도 '기본재산'인 경우 역시 팔 수 없다고 국제박물관협의회(ICOM) 헌장에 명시돼 있다. 만약 금호그룹에서 작품 판매로 자금을 마련하고자 한다면 미술관 소장품이 아닌, 오너일가 개인 소유를 팔아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 '사재 출연'이 되는 셈이다. 경희대 미술대학 최병식 교수는 "미술관ㆍ박물관의 문화사업은 소장품을 매매할 수 없게 '공공재산'으로 규정하고, 기업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독립성과 항구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규제 지침이 마련돼 있다"면서 "국내 미술계에 크게 기여한 금호미술관은 온전히 존치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 계몽사의 사례 모기업의 위기가 금호미술관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미술관 측 관계자는 "매년 그룹 계열사로부터 '배당금' 식으로 지원금을 받아 운영됐는데 아직까진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계열사 지원금 외에 연간 1~2회 전시공간 대관사업을 하지만 수익성이 좋지는 않다. 기업 위기로 시련을 겪은 미술관으로는 2002년 대우그룹 부도ㆍ해체 이후의 아트선재센터가 있다. 김우중 전 회장의 부인 정희자 관장이 운영하는 아트선재센터는 별도 재단법인으로 독립돼 있었기때문에 직격탄은 피했고, 현재 다양한 현대미술전을 개최하고 있다. 계몽사 김영대 전 회장이 수집한 유물을 기반으로 1978년에 설립한 온양민속박물관 역시 기업 부도와 함께 2002년 폐관위기를 맞았었다. 하지만 당시 회장 일가가 사재를 출연해 회생시켰고, 현재는 김 전회장의 딸 김은경 관장이 힘들게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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