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박흥진의 할리우드통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美영화의 자부심

"스칼렛 오하라는 미인이 아니었다, 그러나 남자들은 탈턴 쌍둥이 형제처럼 그녀의 매력에 사로잡히면 그것을 거의 깨닫지 못했다." 스칼렛 오하라와 레트 버틀러, 그리고 미국 남부의 파괴를 그린 대하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는 이렇게 시작된다. 마가렛 미첼이 이 소설을 쓴 지 올해 6월로 75주년이 된다. 퓰리처상을 받은 이 소설은 지금까지도 북미에서만 매년 7만 5,000부가 팔려나가는 등 전세계에서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책으로 꼽힌다. 10년에 걸쳐 이 소설을 쓴 미첼 여사는 1949년 애틀랜타에서 48세에 택시에 치어 숨지면서 이 소설을 그의 유일한 저서로 남겼다. 이 소설에 대한 미국인들의 자부심과 애정은 영화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미국 영화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9)와 나머지 영화, 단 두편밖에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작품과 감독상 등 총 10개의 오스카상을 휩쓴 이 영화는 명제작자 데이빗 O. 셀즈닉의 '원맨쇼'나 마찬가지인 작품이다. 그는 엑스트라에서 감독(빅터 플레밍)에 이르기까지 영화에 동원된 총 1만 2,000여명을 마치 신이 인간을 부리듯 일사불란하게 조종, 위대한 작품을 완성했다. 호걸 주인공인 레트 버틀러 역할을 능글능글하게 해내 오스카 주연상 후보에 오른 클라크 게이블의 연기도 볼 만하지만 이 영화는 역시 스칼렛 역의 비비안 리의 비중이 절대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를 압도하는 불굴의 힘찬 생명력은 스칼렛으로부터 나온다. 그는 어떤 역경과 슬픔, 자신이 버림 받는 상황에서도 오뚝이처럼 일어서는 당찬 여인이다. 버틀러로부터 버림받고도 "내가 돌아갈 타라가 있다"면서 "결국 내일은 또 다른 날"이라는 억척스런 낙관론을 울부짖는 그의 마지막 대사는 더욱 많은 것을 함축한다. 비비안 리는 이 영화로 오스카 주연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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