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노무현 대통령의 동북아 균형자 역할론을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최근 한국에서 큰 반발을 일으키고 있는 야치 쇼타로 일본 외무성 차관의 발언을 옹호하는 사설을 31일자로 게재했다.
AWSJ는 “야치 차관의 발언은 사실 그대로를 말한 것이며 대단할 것도, 새로울 것도 없다”며 “새로운 것은 노 대통령의 균형자론이 (일본이) 미국이 수집한 북한관련 비밀 정보를 한국에 전해줄 수 없는 한 가지 이유라는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이 이런 발언에 대해 격분하는 것은 노 대통령이 한ㆍ미ㆍ일 사이에 존재하던 우호관계를 얼마나 성공적으로 파괴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일 뿐”이라며 “야치 차관의 발언에 대한 한국 정부의 요란한 반응은 그것이 타당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타당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신문은 “노 대통령이 올해 초부터 균형자론을 자주 언급해 왔으며 지난 4월에는 미국이 북한 정권 붕괴를 가정해 제시한 한ㆍ미 공동 군사개입 계획을 거부했다”면서 “북한을 지나치게 배려하는 노 대통령의 이 같은 행동을 중국 정부마저도 부담스럽게 여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내가 장래를 내다보는 한국인이었다면 멀리 있는 강대국과 특별한 관계를 갖고 싶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는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발언은 일본과 중국ㆍ러시아에 짓밟혔던 한국의 과거에 대해 언급한 것”이라면서 “과거 ‘균형자 역할’을 하려던 한국의 시도는 재난으로 끝났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