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음악과 토크를 함께… "돈 못 벌어도 명맥 이어야죠"

김민기 학전, 개관 20주년 공연


"심보가 못돼서 그런지 안 되는 일만 골라서 해왔죠. 바보 같고 미련했던 게 학전을 20년 버티게 한 원동력이었습니다. " 대학로 소극장 공연을 지켜온 극단 '학전'의 김민기(59ㆍ사진) 대표는 21일 학전 설립 20주년을 맞아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학전 소극장을 마흔에 시작했는데 다음달에 제가 환갑이 됩니다. 20년 기념으로 조그만 행사를 해야 되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있어 다음달 3주간에 걸쳐 행사를 해보려고 합니다." 민중가요 '아침이슬'의 작곡가인 김씨가 연출가로 변신해 지난 1991년 3월15일에 설립한 학전은 1994년부터 15년간 '지하철 1호선'을 장기 공연해 한국적 록 뮤지컬의 대명사로 키워냈고 최근에는 '개똥이' '고추장 떡볶이' 등 우리 고유의 정서를 담아낸 아동극을 선보이는 데 주력해왔다. 20주년을 맞아 오는 3월10~20일 '지하철 1호선'과 '의형제' '분홍병사' 등 학전이 선보였던 12편의 작품을 압축해 레퍼토리 형식으로 펼쳐내고 22~30일에는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5-길은 다시 다른 봉우리로'라는 이름의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학전이 생긴 1991년은 서태지가 나오고 댄스음악으로 대중음악의 분위기가 바뀌면서 통기타 등이 완전히 죽던 해였죠. 그래서 갈 데 없는 가수들을 데리고 소극장에서 콘서트를 시작했지요. 노영심 콘서트도 요즘에 많이 생기는 음악과 토크를 함께하는 원조 무대였어요." "대단한 일도 아닌데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연신 말하던 김 대표의 눈빛은 아이들 공연얘기를 할 때는 반짝거렸다. 김 대표는 "어린이 공연은 우리나라에 꼭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돈이 안 되니까 남들이 하지 못하지만 우리는 문 닫을 때까지 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공연 수입도 어린이 공연에 후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티켓은 두 공연 모두 5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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