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시 체력 급속히 떨어진다

매매주체 모두 '팔자'…프로그램 순매수에만 의존 '취약'<br>거래량·고객예탁금 모두 올들어 최저…당분간 횡보장세


국내증시의 체력이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 주요 매매주체인 외국인과 기관ㆍ개인 모두 ‘팔자’에 나서면서 프로그램 순매수에 의존하는 취약한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투자심리 악화가 계속되는 인플레이션과 신용경색 우려 등으로 글로벌 악재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따라서 당분간 증시는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코스피지수 1,500~1,600대를 횡보하는 박스권 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ㆍ기관ㆍ개인 모두 매도에 나선 가운데 1,500억원이 넘는 프로그램 순매수로 코스피지수는 4.72포인트 오른 1,568.72포인트로 마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거래량은 2억1,475만주를 기록하며 지난 4월10일(2억1,485만주)의 기록을 깨고 올 들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7월24일 3억4,762만주를 마지막으로 11거래일 연속 거래량이 2억주대에 머물며 극도의 거래부진을 보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도 3조6,465억원에 그쳐 6조원을 넘긴 4~5월에 비해 2조원 이상 줄어들었다. 고객이 주식을 사기 위해 맡겨놓은 자금인 고객예탁금은 8조7,770억원으로 지난해 2월 이후 1년6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올 최고치인 5월20일의 11조3,892억원보다 2조6,000억원 이상 적다. 그나마 상황이 나아 보이는 주식형 펀드 자금 유입세도 ‘빛 좋은 개살구’라는 지적이다. 6일 기준 국내 주식형 펀드에는 486억원의 자금이 들어와 20거래일째 자금유입이 지속됐지만 절반 가까이가 상장지수펀드(ETF)로만 몰렸다. 실제 최근 1개월간 투신권 순매수 상위 3개 종목은 KODEX200ㆍTIGER200 등 모두 ETF였다. 기관이 약세장 지속으로 마땅히 살 만한 종목이 없자 ETF를 매입한 뒤 이를 주식으로 바꿔 ETF 주가와 실제 가치인 주당순자산(NAV) 간 차이를 이익으로 확정하는 차익거래에 몰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적으로는 지수가 바닥권을 형성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심화, 금리인상, 환율압력 등에 따른 대외여건 악화가 기업들의 실적부진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며 “불확실성 우려가 있는 한 증시의 체력이 회복되기는 당분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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