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국 전후배상 소송에 일본 기업 '백기'

선박 압류당한 미쓰이상선 법원에 공탁금 40억엔 납부

실질적 배상 첫번째 사례… 유사 소송 줄 이을 듯

일본 기업이 전후 배상 소송 문제로 중국 상하이해사법원에 압류당한 선박에 대해 결국 약 40억엔(약 406억원)을 납부하고 압류를 풀었다. 톈진에서도 400억엔 규모의 유사한 소송이 제기 중인 가운데 중국 법원의 적극적인 배상 판결과 집행에 일본 기업이 굴복한 사례가 나옴에 따라 관련 일본 기업을 상대로 한 소송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쓰이상선이 중국 상하이해사법원에 공탁금을 납부하고 압류를 해제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0년 중국 법원은 일본 다이도해운이 1936년 선박을 빌려갔으나 이를 돌려주지 않은 데 대해 중국 기업이 낸 소송에서 다이도해운을 인수한 미쓰이상선이 20억엔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미쓰이상선이 재판 결과를 이행하지 않자 법원은 19일 중국 저장성 항구에 정박해 있던 미쓰이상선의 28만톤급 화물선을 전격 압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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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는 이 소송에 대해 "1972년 중일 공동성명에서 중국이 일본에 대한 전쟁 배상 청구를 포기했기 때문에 민간기업이나 개인의 청구권도 없어졌다"며 국제사법재판소 제소할 방침임을 밝히는 등 강력히 반발했다. 그러나 선박 압류로 경영상 손해가 커질 것으로 우려한 미쓰이 측은 공탁금 지급을 결정했다. 이번 사건은 전후 배상과 관련해 중국 기업이 '자국 내 법원 제소→승소 판결→강제집행'을 통해 일본 민간기업부터 실질적인 배상을 받아낸 선례가 됐다.

이에 따라 중국 내에서 유사한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산케이신문은 같은 날 중국 톈진시에서 일본에 징용된 선박을 보유하고 있던 기업 관계자가 대일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송액은 400억엔으로 전쟁 배상을 둘러싼 소송에서 최고액이 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1930년대 중국 톈진에 근거를 둔 '북방해운'이 소유한 4척의 선박이 중일전쟁 중 일본 해군에 징용됐으나 이 가운데 3척이 침몰하고 1척은 실종됐다. 피해자 측이 주장하는 손해액은 25억위안(약 425억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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