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중국공해를 막아라(사설)

우리나라의 대기오염 가운데 20%이상이 중국에서 유입되고 있다는 국립환경연구원의 발표는 또 하나의 충격이다. 한국이 중국에서 배출하는 각종 공해로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진 사실이다. 환경연구원은 이번에 처음으로 항공기를 이용한 실증조사에 들어가 대기오염물질의 이동경로를 확인한 것이다. 지금까지는 유입량이 세계은행소속 과학자들이 추정한 33%선으로 막연히 알려져 왔으나 이제는 구체적인 증거자료가 확보돼 중국측을 압박할 수 있게 됐다.한달전에는 LG경제연구원이 중국의 공해로 우리가 당하고 있는 경제적 피해를 첫 계량화, 주목을 끌었다. 지난 93년 현재 한국이 각종 대기오염으로 입고 있는 경제적 피해는 총 3조7천1백18억원으로 추정됐다. 이 가운데 중국에 의한 피해액은 최저 4천4백54억원에서 최고 1조2천2백49억원으로 시산된 것이다. 중국의 오염배출 총량과 대기이동에 따른 양을 별도 산출, 어림한 것이다. 어쨌든 중국은 동북아의 공해공장으로서 우리의 건강마저 위협하고 있는 셈이다. 환경연구원에 따르면 편서풍을 타고 유입되는 질소산화물(NOX) 양은 국내 발생총량의 12∼27%에 달했다. 또 아황산가스(SO2)도 국내전체 발생량의 22∼24%로 조사됐다. 질소산화물은 오존과 스모그를 발생시키는 주 원인물질이며 아황산가스는 대기오염의 주범격이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위도상 중위도에 위치해 있어 중국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이 편서풍을 타고 장거리 이동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매년 3∼5월에는 중국의 황하, 몽골의 고비사막 등지로부터 황사가 날아들어 각종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고 있다. 요즘같은 고도 산업사회시대에는 어느나라나 공해가 사회문제화 되어 있다. 그러나 중국은 경제발전논리에 밀려 아직 논외거리다. 결국 피해는 중국이 가장 크지만 한국은 애꿎게 당하는 꼴이다. 일본은 우리보다 덜하지만 당하기는 마찬가지다. 마침 오는 12월 일본 교도(경도)에서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이산화탄소(CO₂) 규제 국제회의가 열린다. 대기오염이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닌 국제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는 뜻이다. 당장 발등의 불인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환경외교가 시급하다. 여기에는 일본이나 북한, 그리고 러시아도 함께 참여하는 동북아 환경회의 창설이 바람직하다. 대기오염은 국내규제만으로 줄일 수 있는 시대가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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