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경제위기와 엔고를 기회 삼아 적극적으로 해외 투자에 나서고 있다.
NHK방송은 13일 시장조사 기관인 톰슨 로이터의 보고서를 인용, 지난 2008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일본 기업의 해외기업 인수 및 출자 금액이 6조5,980억엔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1999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 사상 최대 규모다.
톰슨 로이터는 일본 기업들이 세계적인 주가 하락과 엔고(高)로 투자여건이 좋아진 틈을 타 해외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또 일본 내에서는 출산율 저하 등의 영향으로 더이상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자 기업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톰슨 로이터는 "일본 기업들이 그동안 주로 서구 기업에 투자했지만 앞으로는 활발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아시아 기업들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일본 자민당은 에너지 자원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보유외환 등 국가 자산을 활용, 독자적인 해외 천연자원 투자 펀드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등 자민당의 유력 의원들은 이달 말께 펀드 설립을 위한 연구모임을 발족할 예정이다.
NHK에 따르면 이 연구모임은 세계 각지에서 이뤄지는 천연자원의 개발사업과 희귀금속 채굴 사업에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게 된다. 일본은 석유ㆍ석탄ㆍ천연가스 등 천연자원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