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주문을 간파한 조한승

제6보(51~58)



불의 계보를 보면 조훈현, 서봉수, 서능욱, 이세돌, 최철한, 백홍석이요, 물의 계보라면 이창호, 목진석, 박영훈, 조한승, 강동윤이다. 일본으로 눈을 돌리면 불의 계보는 후지사와 슈코, 사카다, 조치훈이고 물의 계보는 유수부쟁선의 다카가와, 컴퓨터로 불린 이시다, 고바야시 고이치가 여기에 속할 것이다. 원래는 물이 불을 이기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불이 압도적으로 셀 때는 물에 지지 않고 물을 펄펄 끓여 바싹 말린다. 오늘 이 바둑은 어떻게 끝날는지. 흑55는 말하자면 이세돌류라고 할 수 있다. 백54에 대하여 손을 빼다니, 이건 지나친 모험 같은 생각부터 들지만 이세돌이 상식을 초월한 착점을 할 때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참고도1의 흑1로 받아주면 백은 즉시 2 이하 8로 둘 것이 뻔하다. 흑으로서는 A에 두자니 백의 외세를 키워주는 수 같아 내키지 않고, 그렇다고 손을 빼자니 바로 그 자리를 상대에게 눌리는 것이 너무도 억울하다. 이세돌의 흑55는 주문을 담고 있다. 참고도2의 백1로 받아달라는 것. 그때 흑2와 4를 선수로 두고 비로소 6에 받겠다는 것이다. 흑4가 선수로 놓이면 참고도1의 백4에 대하여 흑이 6의 자리에 버틸 수가 있다는 점이 포인트. 그것을 간파한 조한승은 백56으로 살짝 물러났다. 비로소 이세돌은 57에 두었는데. 여기서 15분을 숙고하던 조한승은 백58로 밭전자의 중심을 찌르는 용단을 내렸다. “세돌이가 곱게 받아주지 않을 거야. 곱게 받아주면 쎈돌이 아니지”(서봉수) 쎈돌은 이세돌의 별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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