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는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와 공동으로 2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제3차 `기업경영 모범사례 설명회`를 개최했다.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생산성 혁신`을 주제로 열린 이날 설명회에는 장지종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부회장, 이규황 전경련 전무 등 200여명의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소개된 모범사례는
▲포스코- 공급망(Supply Chain)의 생산성 혁신과 디지털 경영의 결합
▲GE코리아- 6시그마 성공 요인
▲이젠텍-공정개선을 통한 비용절감, 생산성 향상 등이다.
◇포스코= 업무 프로세스와 조직설계, 전사통합형 정보시스템을 `고객중심`으로 바꾸는 프로세스 혁신(PI:Process Immovation)을 단행,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했다.
이 회사가 PI를 추진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99년 외환위기로 우리경제가 파탄지경에 이르렀을 시기다.
포스코는 `생존` 위해 조직과 업무시스템에 대수술을 벌였다. 그동안 생산자 중심의 업무관행, 단위업무와 기능중심의 몸집만 크고 폐쇄적인 조직이 수술대상이었다. 개혁의 방향은 주주와 회사가치를 극대화하고 고객밀착형 경영으로 체질을 바꾸는 것으로 모아졌다. 이 같은 `수술`원칙에 따라 당장 PI추진본부가 꾸려졌다.
PI추진본부는
▲프로세스 중심의 조직설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전사통합형 정보시스템 운영
▲회사 내외부를 관통하는 고객중심의 업무 프로세스 등 3개 영역으로 체질개선에 접근했다.
PI추진본부의 강력한 개혁드라이브로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우선 ERP(전사적자원관리)를 기반으로 공급사와 고객이 온라인으로 연결됐고 조업시스템과 수주, 출하계획을 연동해 임원진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정보시스템이 갖춰졌다. 조직 수술도 병행됐다. 우선 구매조직을 통합하여 기존 4실 11팀에서 1실 7개팀으로 축소하는 대신 마케팅 부문은 제품중심으로 내수와 수출 판매조직을 통합하고, 품질설계ㆍ공정계획ㆍ주무진행 등 관리업무를 마케팅으로 일원화해 기존 7실 36팀에서10실 45팀으로 확대했다.
99년부터 시작된 포스코의 조직수술과 업무시스템 개선은 꼬박 3년 걸렸고 디지털 경영시스템인 `포스피아`로 결실을 맺었다. 포스피아가 가동되면서 고객사 인도납기는 획기적으로 단축됐고 제품재고량도 눈에띄게 줄었다. 이에따른 비용절감 효과가 철강제품 1톤당 17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포스코는 자체분석하고 있다.
포스코는 PI의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5월 6시그마를 도입했다. 비록 초기이기는 하지만 6시그마는 벌써 457개 과제를 완료하고 1,285억원의 재무성과를 보이고 있다.
김진일 PI추진본부 상무는 “2004년까지 확산단계를 거쳐 2005~2006년 체질화단계에 들어서면 6시그마 경영은 포스코의 새로운 성장동력 엔진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GE코리아= GE하면 당장 떠오르는 것은 `발명왕` 에디슨이 창업한 회사라는 것과 잭 웰치라는 걸출한 CEO를 배출한 회사라는 것이다. 잭 웰치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제품의 고객만족을 극대화하고 불량률을 극소화하기 위해 회사 전체의 체질을 개선해 나가는 `6시그마`라는 경영혁신이었다.
전 CEO인 잭 웰치는 6시그마가 성공하려면 최고경영자의 의지아래 우수한 전담인력과 조직을 갖추고 엄격한 통계적 기반으로 프로세스와 프로젝트를 지속 수행하는 것을 꼽았다.
GE는 전세계에 6시그마경영을 장려하고 있고, 한국에서도 글로벌 GE 본부의 지도 아래 강도높은 6시그마를 실천하고 있다.
GE는 6시그마경영을 전세계 GE그룹에 일제히 적용, 제조ㆍ거래ㆍ내부관리 등 비즈니스 전분야에 활력을 불어넣었으며 그 결과 획기적인 생산성 향상과 비용절감 효과를 이끌어냈다.
그 대표적인 사례중 하나가 GE플라스틱의 배송부문이다. 이 회사는 6시그마 도입이후 공급자가 정한 납기일 준수에 그치던 것이 고객이 요구하는 납기에 맞추는 획기적 개선이 이뤄졌다.
GE플라스틱은 96년 6시그마를 추진한 이래 7억4,000만달러에 달하는 생산성 향상효과를 보았으며, 6시그마에 기반한 R&D와 신제품 개발이 매출에 기여하는 정도도 20%가량 늘었다고 자체평가하고 있다.
또한 전세계 어디서든 주문물량의 고객 체감 배송기간은 과거 30일에서 3일로 줄었으며, e비즈니스로 4억달러 이상의 효과를 거뒀다.
황문성 GE플라스틱 이사는 “6시그마를 통해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비전-수행할 기술-인센티브-적재적소의 자원-실행계획`이 한 묶음으로 유기적 작용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젠텍=최근 화장품 냉장고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젠텍은 자체적인 품질향상 노력과 대기업과의 협업을 잘 활용해 독자적인 기술을 확보함과 동시에 자사 브랜드로 틈새시장 개척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지난 95년 김치냉장고 내부의 사각모양의 인케이스를 통째로 찍어내는 프레스 가공기술을 만도와 공동개발ㆍ보유하면서 김치냉장고 내부온도 편차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차별적인 기술을 확보했고,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독자적인 화장품 냉장고를 출시했다. 이젠텍의 이 같은 성공을 통해 중소기업이 OEM 부품사업을 탈피해 자립경영의 기반을 구축해나가는 길을 모범적으로 제시했다.
이젠텍의 생산성혁신모델은 `조직개혁-)생산성향상-)틈새시장개척`으로 진행됐다.
이 회사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 우선 생산조직 운영방식을 파격적으로 바꿨다. 사무ㆍ관리직과 현장직을 5개의 기능별 소그룹으로 재편하고 개인별 팀업무를 합리적으로 나눴다.
공정개선도 뒤따랐다. 프레스 내부 사각모양의 인케이스를 찍어내는 기존공정의 경우 총 4대의 투입설비와 10명이 투입돼 9개 공정을 거쳤다. 그러나 공정개선을 통해 유압프레스 설비를 경감하고 투입인원은 7명으로, 생산공정은 6개공정으로 줄였다. 이를 통해 이 회사는 생산성도 34%나 향상됐고, 기대이익도 연간 3억2,000만원에 이르렀다.
그 결과 화장품 냉장고를 추리하기 이전인 2001년까지 2000년대비 11%의 인원감축이 있었고 1인당 매출은 1억7,000만원에서 2억5,000만원으로 수직상승했다.
<문성진기자 hnsj@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