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실시된 200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상위권 수험생들은 쉬웠다는 반응이었으나 중ㆍ하위권은 어렵게 느낀 것으로 나타나 상위권과 중위권 사이에 점수차가 뚜렷할 것으로 보인다.특히 상위권 수험생들간에 우열을 가릴 변별력 있는 문제가 적어 올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상위권 대학 입시는 상당히 치열할 전망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올해 수능이 전체적으로 쉬운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변별력`을 갖추고 있어 상위권과 중위권의 점수 격차가 벌어질 것으로 보이는 대신 상위권 학생들간에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며 “결국 논술이나 구술ㆍ면접 등에서 좋은 점수를 따는 것이 상위권 수험생들에게 중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험 직후 고교 3년생보다는 재수생이, 하위권보다는 상위권 수험생이 쉬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모의고사 성적이 380점대인 재수생 김철구(20)군은 “언어나 수리영역, 사회탐구 등 모두 지금까지 본 시험 가운데 가장 쉬었다”며 “모의 수능 때보다 점수가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교사들의 평가도 비슷했다. 서울 명덕여고 연구부장 문명영 교사는 “언어영역의 경우 일단 지문길이가 짧아져 학생들이 시간적 부담을 덜었고, 일부 생소한 문학지문이 나왔지만 묻는 내용이 단순해 크게 어려움은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중위권인 반포고 3학년 윤성재(18)군은 “언어영역의 지문 가운데 특히 비문학 분야가 어려웠으며 과학탐구도 까다로웠다”고 말했다.
대성학원은 “전체적으로 이번 수능은 지난해와 비교해 다소 쉽게 출제돼 상위권 수험생들은 점수 상승폭이 크고, 중ㆍ하위권 수험생들은 점수 상승폭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며 “상위권과 중ㆍ하위권과의 점수차가 커 이들 사이에는 변별력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종로학원은 이번 입시 전략으로 “성적 상위권 수험생들은 본인의 수능 성적을 잘 따져 지원해야 하고, 특히 가중치를 주거나 일부 영역을 반영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수험생들은 해당 영역의 성적을 잘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일부 입시전문가들은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지난해보다 결코 쉽다고 말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 올해 처음 도입된 정수 배점으로 상위권과 중위권의 변별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언어영역의 경우 지난해까지 1.8, 2, 2.2점 등 3가지 문항이 출제됐으나 올해에는 모두 정수 배점 문항으로 바뀌어 1점짜리 5개, 2점짜리 50개, 3점 짜리 5개가 출제됐다.
<정상원기자, 강철원기자, 전성철기자 ornot@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