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아시아 외환위기 IMF처방 잘못

전국경제인연합회 부설 국제경영원과 한국경제연구원이 주최하고 서울경제신문이 후원한 수잔 필립스 원장 초청 강연회가 2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필립스 원장은 『IMF가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외환위기에 대한 처방을 내리면서 금융구조를 개혁하기 이전에 자본자유화를 실시한 것은 잘못』이라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필립스 원장은 지난 91년부터 지난해까지 FRB의 위원으로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에 이어 영향력이 상당했던 인물이다. 필립스 원장은 이날 강연에서 『동아시아 국가의 경우 금융구조를 튼튼하게 개혁한 뒤 자본자유화를 실시하는게 더욱 바람직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실물구조가 취약한 국가의 외환위기에는 IMF 처방이 주효했으나 한국, 태국등 실물구조가 괜찮은 반면 금융구조가 취약한 국가에는 고금리정책 등 IMF의 처방이 「너무 강한 약」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동아시아 국가들이 외환위기 이전에 IMF의 경고를 제대로 귀기울이지 않은 것도 문제 중 하나였다고 덧붙였다. 필립스 원장은 이와 함께 IMF도 개별국가의 특수한 문제에 맞춰 좀 더 다양한 지원방안을 개발해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 국가들이 자본자유화 이전에 마무리했어야할 과제로 경영투명성, 건전한 금융체제, 치밀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제도 등을 제시했다. 경영투명성은 투자자들이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는데 필수적이며 건전한 은행과 치밀한 감독체계도 반드시 갖춰져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기업이 쓰러져 부실이 발생했을 때 도덕적 해이를 피하면서 당사자들이 손실부담을 나누는 제도를 정착시켜야한다고 강조했다. 필립스 원장은 미국경제의 전망과 관련, 소득을 앞서는 소비수준 미국기업의 투자위축 가능성 해외금융시장이 미국에 줄 혼란의 가능성 컴퓨터 2000년 인식오류 문제 등 복병이 있기는 하지만 미국경제는 앞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계속해나갈 것으로 낙관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자본수지 흑자·저실업률에 통신·정보시스템·기술을 통한 생산성 향상 여지가 많다고 지적, 앞으로도 선순환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 아시아 경제에 대해 그동안의 쇼크를 극복하고 새로운 문화와 전통을 구축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경제에 대해서는 구조적인 문제들을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금융구조가 아직 개선되지 않았으며 부동산거품도 여전하고 부실자산 문제도 미해결상태라는 것. 특히 부동산에 대한 부실대출이 과다해 다른 산업의 자금수요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점을 지적했다. 손동영기자SON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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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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