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强달러 고수 '시장주도권 잡기'

■ '흔들리는 국제환시장' 美 왜 방관하나엔화 급락, 아르헨티나의 디폴트 선언등으로 국제금융질서가 크게 흔들리고 있음에도 불구, 미국이 방관자의 입장을 취하고 있어 시장의 흔들림이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의 국제외환시장 변동과 이머징 마켓 위기에서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과거 빌 클린턴 행정부와 달리 가급적 시장개입을 자제하겠다는 방침으로 전환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미국의 시장 불개입이 눈에 띠게 드러나면서 당사국 또는 관련기관의 움직임에 의해 시장이 일방적으로 움직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엔화는 일본 관료들의 발언에 크게 좌우되고, 아르헨티나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자금지원 거부결정으로 디폴트 상황으로 발전했다. 특히 국제외환시장에서는 엔화 약세의 이해당사국인 한국과 중국이 이의를 제기하고 있으나, 반발의 톤이 약하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엔화가 추가하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미국의 엔화 급락 용인설 27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1달러당 131엔대로 떨어졌고, 외환딜러들은 조만간 135엔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이 엔화 하락을 묵인하고 있다는 주장은 최근 일본 언론들에 의해 제기됐다. 이와 관련, 폴 오닐 미 재무장관은 최근 엔화 하락에 대한 질문을 받고 "환율에 대한 언급으로 올해를 시작했지만, 환율로 올해를 마감하지 않겠다"면서 대답을 피했다. 또 최근 미 재무부 관리는 엔화 절하를 용인했다는 한 헤지펀드의 보고서에 대해 "미국의 공식입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최근 두달 사이에 엔화가 15% 하락하는데도 미국 재무부는 환율에 대한 발언을 의도적으로 자제하면서 미국의 엔화 하락 용인설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미국이 엔화와 유로화에 대해 달러 강세를 유지하려는 것은 ▲ 9ㆍ11 테러 이후 강한 달러를 유지함으로써 미국의 자신감을 확인하고 ▲ 내년초 유로 단일 화폐가 유통되기 앞서 달러 헤게모니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외환 딜러들은 미국 보다는 일본과 주변국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98년 엔화 급락시 일본 대장성 관리들은 엔화 약세가 일본 경제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경고했으나, 최근들어 재무성 관리들은 경기침체를 극복하는 수단으로 엔화 약세를 노골적으로 부추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딜러들은 인민일보ㆍ증권보등 중국 언론들이 엔화 급락을 경고하고 있지만 중국 중앙은행이 공식 언급을 자제하고, 한국에서 나오는 반발도 의외로 약하다고 분석, 엔화를 새로운 저항선까지 유도하고 있다. 외환 전문가들은 한국과 중국의 반발이 거세지면 일본의 목소리가 약해질 것이고, 그때 저항선이 형성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국가 파산 보호제 도입 검토 IMF는 지난 97~98년 아시아 및 러시아 통화 위기때에 구제금융 지원을 통해 채권은행을 보호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선진국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IMF 자금이 수혜국과 채권 은행의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를 유발했다며, 클린턴 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 지난 여름 오닐 재무장관은 아르헨티나가 12억 달러의 IMF 자금을 인도해줄 것을 요청하자 "그들은 70년 이상 수시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그들은 이렇다할 수출산업도 없이 그런 식으로 즐기고 있다"며 잘라 거절했다. 그후 IMF는 자금 지원을 거부했다. 남미 전문가들은 "아르헨티나는 미국이 손을 놓은 상태에서 파산을 선택하지 않을수 없었다"며 미국의 공식 입장이 수동적 태도였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IMF는 지금까지 파산 위기에 몰린 국가에 대해 우선 자금 지원을 한 후 채무 구조조정을 한 전례에서 탈피, 일단 디폴트를 선언한 후 채권은행과 해당국 간의 법적 구제조치를 취하는 '국가 파산보호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IMF는 이 제도의 추진에 앞서 아르헨티나를 모델 케이스로 관찰하고 있는 것으로 뉴욕타임스지는 보도했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터키에 대해 IMF 자금을 지원하도록 앞장섬으로써 미국의 이해에 따라 경제 지원을 할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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