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소프트 특허'가 살 길이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랑의 오페라를 감상해보자. 유능한 미국 청년 구글은 매력 넘치는 캐나다 여성 노텔에 반해 청혼한다. 구글은 노텔로부터 거의 결혼 승낙을 받는 듯했지만 노텔은 갑자기 나타나 친구들과 함께 자신의 마음을 산 캘리포니아 청년 애플과 결혼한다. 애플은 노텔에게 45억달러(약 4조7,000억원)의 선물 공세를 했다. 실망한 구글은 우울한 나날을 보내다 또 다른 여성 모토로라의 매력에 반해 구애 끝에 결혼한다. 구글도 125억달러(약 13조2,000억원)나 되는 엄청난 선물을 했다. 한편 한국 여성 삼성ㆍLG는 친하게 지내온 남자 친구 애플과 구글의 결혼 소식에 놀라며 앞으로 이성 친구로서의 관계가 소원해질 것을 걱정한다. 아직 남아 있는 유망한 청년 마이크로소프트와 사귈까. 홀로 살아나갈까. 독자적인 OS 플랫폼 개발해야 정보통신기술로 성장한 삼성, LG, 노키아, 모토로라, HTC와 컴퓨터 기술로 무장한 청년 기업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간에 사랑의 짝짓기가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다. 사랑의 오페라를 보는 듯하다. 스마트폰은 컴퓨터ㆍ무선통신 기술이 융합된 최첨단 기술의 결정체다. 그렇기에 세계의 유수 스마트폰 기업들은 자신의 또 다른 반쪽을 찾기에 분주하다. 삼성과 LG도 또 다른 반쪽 기술인 스마트폰 OS와 사용자 인터페이스 기술에서 부족함을 느끼고 고민에 빠진 것 같다. 반면 애플과 구글은 정보통신기술과 제조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공급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애플은 그간의 협력관계를 깨고 삼성 등을 특허라는 무기로 호되게 치기 시작했다. 로열티 지불과 같은 합의 관례도 깼다. 유럽에서 갤럭시탭에 대한 판매중지 가처분을 이끌어내는 등 공세가 매섭다. 이제 우리 스마트폰 기업은 어떻게 폭풍을 헤쳐나갈까. 편중된 특허 포트폴리오 재편이 필요하다. 바다 OS와 같은 토종 OS의 시장점유율 확대를 통해 '한류 스마트폰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스마트폰 세계에서는 무형의 소프트웨어와 특허가 소중한 보물이 되었다. 그간 우리 기업들은 무형의 자산을 소홀히 다룬 면이 없지 않다. 이제부터라도 산학연이 힘을 합쳐 독자적인 OS 플랫폼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산출되는 특허를 소중히 다뤄야 한다. 새로운 특허 획득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아 보인다. 이미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가 많은 기술을 특허로 선점해버렸기 때문이다. 대체기술을 찾는 데 많은 시간과 자금, 연구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애플, 구글이 가진 멀티터치 기술, 안드로이드 플랫폼 기술에 기반한 특허와 디자인 권리를 피하려는 수세적 입장에만 선다면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드는 데 실기할 수 있다. 차세대 스마트폰에 적용될 다중 코어 관리기술과 새로운 방식의 사용자환경(UI) 기술에도 빨리 눈을 돌리자. 음성, 제스처, 새로운 터치 인식기술에서 특허를 선점하자. 또한 3Dㆍ상황인지ㆍ클라우드컴퓨팅ㆍ감성 관련 기술 등에 원천 '소프트 특허'를 개발해 새로운 스마트폰 생태계를 선도하자. 한류 스마트폰 생태계 구축을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 다양한 미래 스마트 기술과 특허를 선점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국내 스마트폰 대기업도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한다. 국내 대학과 중소기업 발명자가 개발한 특허를 싼값에 도입하던 악습을 버리고 좋은 특허를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제값을 쳐줘 발명자들의 사기를 높여야 한다. 대학도 논문 위주의 연구력 경쟁의 틀에서 벗어나 상용화 가능한 특허 개발에 힘써야 한다. 한국 대표 기업들이 'K스마트폰'을 통해 세계에 IT 한류를 전파하며 화려한 사랑의 오페라를 공연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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