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전자업체와 차량용 반도체 및 텔레매틱스 등 차세대 반도체 사업 분야의 기술개발을 위해 잇따라 손을 잡고 있다.
전자와 자동차 회사가 제품 마케팅을 위해 협력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현대차처럼 연구개발(R&D) 분야에서 공동작업을 추진하는 사례는 드문 것으로 평가된다.
LG전자는 21일 현대자동차와 공동으로 ‘텔레매틱스’ ‘통신항법장치’ 등 자동차용 멀티미디어 분야의 공동 기술개발을 위해 가상연구센터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가상연구센터는 양사의 개발인력이 공동연구를 통해 자동차 정보통신 분야의 신기술을 기획하거나 개발하고, 자동차와 가전이 결합된 새로운 기술 발굴에 나서는 등 핵심 개발업무를 맡게 된다.
양사는 이를 위해 지난 20일 LG전자 산하 전자기술원에서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인 백우현 사장과 현대자동차 연구개발본부장인 김상권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가상연구센터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포괄적 제휴에 합의하고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LG전자와 현대차는 자동차산업에서 전자기술의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정보통신 및 디지털 가전 등에서 앞으로 협력관계를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도 올 상반기부터 현대차그룹 내 부품회사인 현대모비스와 손잡고 차량용 반도체를 개발하는 ‘네트워크시스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프로젝트에서 차량용네트워크시스템(CAN)에 사용되는 반도체 칩 제작을 맡고 현대모비스는 칩 개발에 필요한 차량구조 등 각종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산업자원부가 주도하는 10대 차세대 성장동력사업 과제 중 하나인 차세대 반도체 사업 분야로 5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는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자와 자동차 업체의 결합은 기술개발을 통한 자체 경쟁력 확보와 판매수요 확대 등 여러 면에서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이라며 “자동차에서 전자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앞으로 두 업종간 제휴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