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파퓰러사이언스 12월호] '테러와 전쟁' 신기술 개발 가속

9.11테러로 현재의 정보망과 공항 보안에 분명한 허점이 드러나자 여태껏 실험적이라거나 터무니없는 것으로 여겨졌던 많은 기술들이 테러와의 전쟁에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이러한 기술들로는 일반대중 감시 시스템과 무인항공기, 그리고 테러리스트들간의 비밀 교신을 해독하는 컴퓨터 소프트웨어 등이 있다. ◇사이버 공간-숨겨진 메시지 찾아내기 테러리스트들은 사이버 공간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된다. 보통의 이메일은 미국과 영국에서 극비리에 운영중인 '애셜론'(Echelon) 으로도 사실상 감지가 불가능하다. 매일 오가는 메일의 양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FBI가 사용한 냄새 맡는 소프트웨어인 '카니보어'(Carnivore)도 특정 주소간의 교신을 감시하지만 목표로 할 사람을 알아내진 못한다. 테러리스트들은 마우스 한 번 클릭으로 이메일 계정을 개설하거나 폐쇄할 수 있다. 그런데다 미국 내로 들어오는 광케이블 인입점이 너무 많다. 설령 교신 메일을 빼낸다 하더라도 내용이 암호화되어 있으면 해독이 불가능하다. 그림이나 오디오, 비디오 파일 내에 텍스트를 감추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가장 흔히 이용되는 비밀 메시지 작성 방법은 '심층암호 기법'이다.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데다 사용법도 간단해 인권단체들이 사용하고 있다. 브링햄튼의 뉴욕주립대학 연구 교수인 심층암호 전문가 제시카 프리드리히는 심층암호를 이용한 메시지를 탐지, 전자적 배경 노이즈를 제거한 뒤 변경된 부분을 알아내는 방법을 개발했다. 누가 암호통신을 하는지는 알 수 있지만 메시지 내용은 밝혀내지 못한다. ◇전장-첩보 비행기ㆍ스마트 센서ㆍ초고속 미사일 외딴 산악지대 동굴에 숨어있는 적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렵다. 미 국방부에서 가장 원하는 것 중 하나가 장거리 비행기. 적진 깊숙하게 특공대를 실어 나르고 활주로가 없어도 들이나 고원지대에 수직으로 착륙할 수 있어야 한다. 비슷할 것으로 추정되는 록히드마틴의 비행기 설계도면에 따르면 이 비행기는 날개가 하나뿐이며 폭이 38m, 중량은 25톤 정도로 직경 4.5m짜리 수직 이착륙용 부양팬 2개가 달려 있다. 이 비행기는 특수대원 12명과 군용트럭 험비(Humvee) 1대를 수송할 수 있다. 항속거리는 헬기보다는 클 것이다. 미 공군의 과학기술 연구 기관인 DARPA에서는 저소음 초음속 플랫폼(Quiet Supersonic Platform)이라는 또 다른 장거리 비행기를 설계중이다. 초고속 순항 미사일도 주목된다. 포착하기 어려운 목표를 공격할 경우 감지 후 얼마나 빨리 발사하는가가 매우 중요하다. 현재의 아음속 순항 미사일로는 목표를 포착해 공격하기까지 한 시간이나 걸린다. 마하 6의 속도로 비행하는 초고속 미사일들은 이러한 반응시간을 몇 분으로 줄일 수 있다. 조만간 아프가니스탄과 이와 유사한 다른 지역 상공을 무인항공기들이 뒤덮으면서 정보 수집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다. 프레데이터나 글로벌 호크같은 현재의 무인항공기들은 테러리스트들의 활동 지역을 조사하면서 우주공간 상의 첩보위성을 보조하게 된다. 드래곤아이라는 병사용 무인항공기도 있다. 무게 2㎏짜리 소형 비행기는 비디오 카메라와 GPS 전파탐지기를 장착하고 있어 촬영한 영상과 자체 위치를 조종자에게 전송할 수 있다. 가격은 5,000달러 선. 내년 말쯤엔 특수부대원들이 15㎞ 밖에서도 어둠을 뚫고 물체를 볼 수 있는 신형 야간투시 장비를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 가정-스캐너와 감시 장비들 센서는 전장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스캐닝 시스템은 특정 물체가 있는지 여부만 조사하는 게 아니라 탑승객 주머니 속의 모든 것을 분석할 수 있게 된다. 실리콘밸리의 앙코르사에서 개발한 화물 조사 장비는 수하물에 다량의 중성자를 쏘아 화물 내부의 3차원 이미지를 얻어낸다. 화학성분도 자세히 표시해 주어 폭발물 탐지가 용이해진다. 다른 스캐너들은 출입구에서 승객 조사용으로 사용된다. 곧 도입될 장비들은 플라스틱 칼처럼 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비금속 물체를 탐지할 수 있다. 얼굴 인식 기술도 상당히 선호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기술은 지문인식이나 안구 스캐닝과는 달리 사람의 협조가 없어도 된다. 비지오닉사의 페이스잇 소프트웨어와 같은 시스템들은 1초 안에 800만 개의 이미지와 비교해 일치하는 것을 찾아낼 수 있다. 하지만 조명이 약한 상태나 사람들 속에 섞여 있는 경우에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DARPA는 휴먼아이디(Human ID)라는 개선된 시스템을 연구 중이다. 로스 알라모스 국립연구소의 과학자들은 신경망을 이용해 사람의 모습을 인식하고 특정 시설에서의 정상적인 행동 패턴을 배우는 감시 카메라 시스템들을 개발했다. 정리=문병도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